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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선 감시 검토하는 EU, EU의 현대ㆍ기아차 트집잡기?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한ㆍ유럽연합(EU) FTA 이후 자동차업계를 둘러싸고 거센 신경전이 시작됐다. 현대ㆍ기아차가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프랑스를 시작으로 EU가 이를 견제하고 나선 것.

대부분 제품을 유럽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현대ㆍ기아차의 항변에도 이를 FTA의 문제로 몰고 가려는 유럽 국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식의 밀어붙이기식 전략 속에는 경제 위기로 침체한 민심을 달래려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단은 프랑스로부터 시작됐다. EU 집행위원회에 한국 자동차의 ‘우선 감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프랑스는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프랑스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프랑스 자국 브랜드인 푸조ㆍ시트로엥은 전년 동기 대비 21.6%나 판매량이 급감했고, 전체적으로도 14.4%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같은 기간 28.5% 증가했다. 프랑스는 그 원인으로 한ㆍEU FTA를 꼽고 있다. FTA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자동차가 프랑스 시장에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현대ㆍ기아차의 주장이다.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폴크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경쟁력을 갖춘 독일차 브랜드는 별다른 판매 감소를 겪지 않았다. 즉, 푸조ㆍ시트로엥의 판매 부진은 제품 경쟁력에 따른 것일 뿐 FTA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도 독일차 브랜드가 매월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는 독일산 브랜드는 한ㆍEU FTA에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 반면, 경영 환경이 악화된 피아트, 푸조 등이 FTA에 적극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현실도 이를 방증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유럽 수출 물량 대부분이 유럽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럽 시장에 판매한 40만3015대, 29만1000대 중 국내에서 수출된 물량은 각각 4만449대, 11만4805대로 10%와 40% 수준이다. 나머지 물량은 현대차의 경우 체코와 터키 공장에서,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자동차공업협회도 현대차를 협회의 정식 회원사로 승인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현대ㆍ기아차의 현지화 노력을 유럽 내부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EU가 우선 감시, 나아가 세이프가드 발동을 단행하는 지 여부이다. EU 집행위는 특정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회원국이 요청하면 이를 검토해 ‘우선 감시’를 실시하게 된다. 그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우선 감시가 결정되면 한국자동차는 자동차를 EU에 수입할 때마다 회원국 정부와 EU 당국에 자세한 내용의 서류를 사전 제출해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산 자동차수입업체는 추가 업무 부담이 불가피하다.

우선 감시를 실시하더라도 세이프가드 발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려면 피해 규모가 크고 실제 관세 인하가 주된 원인인지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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