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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바닥 쳤는데”…철강업계 ‘전기료 악재’ 감전될라 긴장
한전 평균 4.9% 인상안 추진
산업용 전기료는 8%대 전망
연 1600억 추가비용 발생 우려
포스코·현대제철 등 전전긍긍



한전이 3일 이사회를 열어 ‘전기요금 평균 4.9% 인상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면서 전기 소비가 많은 철강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예고된 전기료 인상이 생산성을 위협,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제 겨우 업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하나 싶었는데, ‘전기료 인상’이라는 복병을 만나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철강업계의 경계심이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기료가 평균 4.9% 상승할 경우 업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전기료는 연간 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전기료를 평균 4.9% 인상할 경우 산업용 전기료는 많으면 8% 내외까지 올릴 것으로 본다”며 “가정용 전기료를 물가상승률 이상 올릴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산업용 전기료 인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가 연간 약 2조원의 전기료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8%의 인상이면 연간 16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전기료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해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전기료 인상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업계 상황으로 볼 때 추가비용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게 문제다. 안 그래도 경기 악화로 철강 수요가 움추러든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되면 수요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원가절감 노력으로 전기료 인상분을 흡수하기도 만만치 않다. 철강업계는 이미 불황 극복을 위한 고강도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극도의 원가절감으로 전기료 인상분을 추가로 흡수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원가절감 목표로 각각 1조709억원과 4500억원을 설정했다. 이는 한전이 전기료 인상을 공개하기 전에 세워진 계획이다. 따라서 전기료가 인상되면 인상분을 모두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기업들은 전기료 인상이 자칫 기업의 체력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전기료 인상에 따른 추가비용이 그대로 이익에서 차감돼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로 운영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은 현대제철의 경우 전기료가 8% 인상되면 연간 560억원(분기별 14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현대제철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3338억원임을 감안하면, 추가 전기료를 차감한 이후의 영업이익률은 8.2%로 인상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이나 원가절감 노력으로 흡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기료 인상이 자칫 기업의 체질을 약하게 만들고, 결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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