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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또! 또? … 金·金·金 … 잠 못 이룬 밤
어제 밤 女사격 김장미 金이어
1시간도 안돼 유도 송대남 金

축구 8강행 가봉전 보고나니
펜싱 김지연 사상 첫 金 낭보

어느새 창밖엔 새벽이 열리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 금빛으로 동이 텄다. 전날 심야까지 이어진 TV 시청으로 피곤이 가시지 않았던 직장인 이모 씨는 지난 1일 저녁 일찌감치 퇴근했다. 일찍 잠을 청해 오전 1시로 예정된 런던올림픽 축구 남자 조별리그 3차전 한국-가봉전만 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일단 켠 TV가 화근이었다. 남자 유도 송대남과 여자 유도 황예슬이 4강까지 승승장구했다. ‘다음 게임만’을 되뇌었지만 정신은 갈수록 말짱해졌다. 마침내 오후 11시44분 ‘4차원 소녀’ 김장미(20ㆍ부산시청)의 첫 금 소식이 전해졌다. 김장미는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25m 권총에서 합계 792.4점으로 디펜딩챔피언 천잉(중국ㆍ791.4점)을 제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하룻밤에 금메달 3개가 이어질 줄은 몰랐다. 김 씨도 뜬눈으로 밤을 새우게 될 줄은 몰랐다. 이날 대한민국은 ‘골든 나잇’이었다. 


두 번째 금맥이 터지는 데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일 오전 0시41분. 연이어 통쾌한 승부를 이어가던 남자유도 90㎏급 송대남이 결승에서 아슬레이 곤살레스(쿠바)를 연장전 끝에 안뒤축걸기 절반으로 이기고 정상에 올랐다. 기분 좋게 한국 남자 축구 한국-가봉전 중계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맞췄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0-0으로 가봉과 비겼다. 조별리그 성적 1승2무. 조 2위 8강행 확정이었다. 여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한 ‘미녀 검객’ 김지연(24ㆍ익산시청)이 결승에 진출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온 것은 축구 종료 휘슬이 울릴 무렵이었다. 남자 에페 개인전 3, 4위 결정전에서 정진선(28ㆍ화성시청)이 세스 켈시(미국)를 12-11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낭보를 접한 시간이 오전 3시31분. 4시30분에 예정된 김지연의 결승까지는 불과 1시간 남았다. 잠깐 졸았다가는 경기를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은 대부분 그 ‘긴 시간’을 뜬눈으로 버텼다. 
‘골든 목요일.’ 런던에서 밤새 쏟아지는 금메달 소식에 국민들은 밤을 하얗게 지새워야 했다. 2일 새벽 여자 사격 김장미를 시작으로, 남자 유도 송대남, 여자 펜싱 사브르의 김지연이 금 소식을 전했다. 남자 펜싱 에페의 정진선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축구까지 8강 진출에 성공해 2일 TV 앞에 앉았던 국민들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이 환호하는 모습.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결국 김지연은 결승에서 소피아 벨리카야(러시아)를 15-9로 꺾으며 ‘금빛 찌르기’를 선보였다.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이었다. 오전 4시41분. 정신을 차리니 김 씨는 어느새 출근버스에 몸을 싣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하룻밤을 지새웠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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