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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업 정년연장 통 크게 더 확산되도록
퇴직연령이 갈수록 짧아지는 세태와는 달리 정년연장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최근 기존 58세이던 정년을 60세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연장 첫해는 종전 임금을 그대로 받고 남은 1년은 80%를 보장하는 ‘임금피크제’ 형식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보다 앞서 정년 2년 연장 합의를 도출했다. GS칼텍스, 포스코도 유사하다.

더러는 2년 합의에서 2년 더 신축적으로 적용하는 곳도 있다. 홈플러스 경우는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종전 임금을 그대로 보장해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들 기업은 2년 정년연장 시 첫해는 기존 임금 또는 약간의 감봉을, 나머지 1년은 이보다 폭을 더 크게 임금을 조정하긴 한다. 그 대신 퇴직 스트레스 없이 해당기간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기업의 정년연장은 기록적인 경기침체를 반영, 해외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은 65세 정년을 법제화하기로 했고, 중국 역시 65세로 정년연장을 곧 시행할 계획이다. 우리의 경우 고임금 부담에다 생산성 저하 등을 이유로 사측이 기피해 왔다. 작년에 노사정위원회가 추진했던 정년 60세 법제화도 결국 재계 반대로 무산됐다. 제한된 일자리에 신규채용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숙련도에 생산 안정, 신입사원 교육비 절감 등의 효과도 적지 않다.

재계가 반대하는 이면에는 노사분규가 도사린다. 툭하면 파업인데 정년연장을 하겠다는 것도 맞지 않다. 정년연장 기업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평화로운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규보다는 상생에 팔을 걷고, 일감을 행복으로 여기다면 뭔들 못해주겠느냐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18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자랑한다. 대우조선 역시 노조가 세계적 불황 등을 고려,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자 감동한 사측이 한발 더 나섰다.

때마침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의 노조가 민노총 탈퇴를 선언했다. 무리하게 파업을 했다는 노조원들의 집단 반발에 못 이긴 결과다. 피 말리는 경쟁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경기침체에 따른 일감 고갈이고 또 일자리 부족이다. 상반기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200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33건에 달해 전년 동기 18건의 배 수준으로 2009년 41건 이후 가장 많다. 파업을 밥 먹듯 하고도 기업이 건재하길 바라는 것은 천운을 고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취업이든 근속이든 정년연장이든 노사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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