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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 자연계 영재들의 잇따른 승전보
런던올림픽에서 고군분투하는 태극전사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이 또 하나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고 있는 제44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호경(잠실고 3), 배민우(서울과학고 3), 박지호(경기과학고 3), 전유경(서울과학고 3) 등 4명이 그 주인공으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한다.

‘두뇌올림픽’이라고도 하는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니 그저 놀랍고 대견스러울 따름이다. 72개국에서 화학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 283명이 참가, 이론과 실험 능력을 겨룬 끝에 우리에 이어 대만 러시아 인도가 공동 2위를, 싱가포르 일본 중국이 공동 5위를 차지했다. 과학기술 강국들을 줄줄이 꺾었다는 점에서 승리의 진가가 더 실감난다. 보름 전에는 우리의 또 다른 영재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수학영재 6명이 모두 금메달을 획득, 중국 미국 러시아 등 두뇌 강국을 차례로 따돌리고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이다.

우리 영재들의 잇따른 쾌거를 접하면서 밝은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이들이 더 연마하고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지원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더 갈고닦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추월당하고 만다. 한편으론 아쉽고 부족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과연 이 분야 영재들과 전문인력들이 자부심을 갖고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느냐는 점에선 회의가 앞선다.

우선 사회적인 처우가 문제다. 70~80년대에 과학기술계가 부흥했던 것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두환 정권이 아무리 정치적으로 질타를 받아도 대덕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등 과학기술 인재들을 제대로 대접한 것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대 들어 나돌던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말이 ‘이공계 엑소더스’로 현실화하고 있다. 전도양양한 과학기술 인재들이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가 되겠다며 꿈을 접는 일이 비일비재해도 수수방관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관련 예산을 과감하게 확충하고 법을 고쳐서라도 병역특례나 육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적극 부여해야 한다. 특허 등 연구결과에 대한 특별대우는 물론 풍족한 연구비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눈앞의 달콤한 복지만 늘어놓는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과학기술대국은 정권과 무관한 국가 차원의 숙명적 과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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