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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도박사들 왜 ‘한국 패배’에만 베팅?
[헤럴드경제=권용국 부국장 겸 선임기자]전 세계적인 관심사인 2012년 런던올림픽은 스포츠 베팅의 축제이기도 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유명 베팅회사들은 저마다 각 종목 우승자 배당률을 내걸었다. 한국선수들과 관련된 것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도박사들의 예측을 빗나가고 있다. 그래서 즐거운 것도 있지만 아쉬운 종목도 없지않다.

당초 영국 베팅회사들이 분석한 한국의 금메달 개수는 6개에 불과했다. 양궁 3개(남녀 단체ㆍ여자 개인), 유도 2개(왕기춘ㆍ김재범), 사격 1개(진종오)로 예상했다. 배당률이 1.73배에 불과할 정도로 가능성이 높았던 양궁 여자 단체와 진종오는 예상대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왕기춘은 아쉽게 부상으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도박사들은 박태환에게도 400m와 1500m의 은메달을 예상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당초 예상에도 없던 200m의 은메달을 목에 걸어 도박사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아마도 국민들은 1500m의 금메달로 도박사들을 더 크게 울렸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개막식부터 빗나간 베팅=사실 영국 도박사들은 이미 올림픽 개막식부터 조직위로부터 큰 것 한 방을 맞고 휘청거렸다. 베팅업체들은 점화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여왕의 모자 색깔, 조직위원장의 비옷 착용, 비로 성화가 꺼질지의 여부까지 내기상품으로 만들었다. 미리 알려지면 베팅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성화 점화를 비롯해 런던올림픽 개회식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던 이유는 베팅업체들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최종 점화자. 영국 도박사들은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50명을 성화 최종 점화자로 예상하고 그중 조정 5관왕인 스티브 레드그레이브를 가장 유력하게 점쳤었다. 하지만 조직위는 도박사들에게 어퍼컷을 날렸다. 한 사람이 아니라 청년 7명이 성화를 들고 올라가 점화한 것이다. 결국 도박회사들은 패배(?)를 인정하고 내기에 건 모든 돈들을 환불했다. 

▶코너로 몰아 넣은 홍명보 축구대표팀=지금까지의 결과로만 보면 영국 도박사들을 코너로 몰아 넣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다. 당초 영국 도박사들은 한국팀을 우습게 봤다. B조 조별 예선 통과 예상국가에 한국은 없었다. 가봉과 함께 최약체로 평가됐다.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멕시코 경기에서 대부분의 베팅사이트들은 멕시코의 우세를 점쳤다. 20개 베팅업체 가운데 한국 우세를 점친 곳은 단 1곳(스포팅 인덱스) 뿐이었다. 윌리엄 힐은 한국의 승리 배당률을 3.6배로 부여한 반면 멕시코엔 1.83배를 줬다. 한국에 1만원을 걸어 이기면 3만6000원을 받지만 멕시코에 걸어 이기면 1만8300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비윈, 래드브록스, 스카이베트 등도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 멕시코와 비김으로써 도박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더 흥미진진한 것은 스위스전이었다. 멕시코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영국 도박사들은 한국이 스위스에 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베트 빅토르는 스위스 승리에 배당률 2.15배를 책정했지만 한국 승리에는 3.2배를 매겼다.비윈 역시 한국의 승리(3.3)보다 스위스 승리(2.25)에 더 높은 가능성을 책정했다. 윌리엄 힐도 2.1 대 3으로 스위스가 이길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한국은 2-1로 스위스를 물리침으로써 유일하게 한국의 승리(1.48)를 점친 베팅사이트 베트페어 고객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이제 남은 건 카운터 펀치=이제 개막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영국 도박사들을 더욱 곤란에 빠뜨릴 일들은 수없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금메달 명단에 넣지 않은 우리의 전사들이 아직 수없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예상한 6개를 넘어 열개 이상의 금메달을 우리 선수들이 목에 건다면 한국은 영국 도박사들에게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셈이 된다.그럴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도박사들은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을 아예 우승 예상자에 올리지도 않았다. 장미란이 올림픽 2연패를 이루면 국민들의 기쁨은 두 배가 된다. 영국 도박사들은 양궁과 함께 우리가 가장 확실한 메달밭으로 여기는 태권도에서조차 한국의 금메달을 예상하지 않고 있다. 여자부에선 동메달까지 단 한 명의 선수 이름도 찾을 수 없다. 도박사들이 동메달권으로 보는 차동민(한국가스공사), 이대훈(용인대)은 물론 황경선(고양시청)까지 금메달을 따내면 종주국의 체면을 세우는 동시에 선수단의 10-10(금메달 10개, 종합 10위) 최종목표 달성에도 일조를 하게 된다.

배드민턴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이용대-정재성 조마저도 중국의 카이윤-푸하이펑 조에 밀려 금메달 예상에 없지만 우승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여기에 ‘효자종목’ 양궁의 남녀 개인전 동반 우승과 복싱의 신종훈(인천시청), 남자 체조의 양학선(한체대), 레슬링의 정지현(삼성생명), 역도의 사재혁(강원도청) 원정식(한체대)이 쟁쟁한 맞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낼 수도 있다.

/k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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