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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올림픽 모토·슬로건을 보면 글로벌 이슈가 보인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올림픽의 성격을 가장 집약해 보여주는 것은 모토(motto)와 슬로건(slogan)이다. 모토는 평화와 화합 등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신을, 슬로건은 개최국이 홍보를 위해 내세우는 대회의 특징을 반영하는 간결한 구호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답게 올림픽의 모토와 슬로건은 당대의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첫 대회 이후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올림픽이지만 진정한 지구촌 축제로 거듭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올림픽은 전쟁과 이념 등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개최 취소(1916년 베를린ㆍ1940년 도쿄ㆍ1944년 런던), 테러(1972년 뮌헨), 반쪽 개최(1980년 모스크바ㆍ1984년 LA)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림픽이 규모와 내용 면에서 명실상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축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부터다. 최근에 치러진 올림픽의 모토와 슬로건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또한 앞으로 개최될 예정인 올림픽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가늠해볼 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모토는 ‘People’s Olympics(인민들의 올림픽)’, 슬로건은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이다. 베이징 올림픽 모토와 슬로건에선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자신들을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듯 중국은 개막식에 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억달러(약 1138억원)를 쏟아부으며 화려함의 극치와 자신감을 보여줬다. 서방의 주요 언론들은 이를 견제하듯 올림픽 시작 전부터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과 인권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스포츠의 탈(脫)정치성 유지 가능성에 많은 의문을 남긴 대회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지나치게 상업화된 스포츠의 순수성 회복을 목표로 삼았으나 많은 숙제를 남겼다.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에서 선언한 ‘Welcome home(귀향 환영)’이라는 모토와 ‘From Athens to Athens(아테네에서 아테네로)’라는 슬로건은 이상만 높았다. 민간기업의 대거 참여로 ‘스폰서 올림픽’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엄청난 흑자를 기록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는 달리, 아테네 올림픽은 준비와 흥행 모두 실패했다. 올림픽이 순수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숙제다.

<정진영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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