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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될대로 되라 식 女도둑 연기…대리만족 느꼈죠”
영화 ‘도둑들’서 예니콜역 맡은 전지현
늘 배우보다 스타 꼬리표 뒤따른 그녀
한때 움직이는 화보라는 평 받아왔지만
최동훈 감독 만나 또 다른 매력 발산

차기작 ‘베를린’ 촬영으로 바쁘지만
집에선 오늘 뭘 먹을까 고민하는 새댁


“만약 다시 할 수 있다면 자기는 일을 선택할 거야, 추억을 선택할 거야?”

“음… 난 추억이지. 당신은?”

“난 일!”

며칠 전 ‘새댁’ 전지현(29)과 새신랑인 남편이 나눈 대화다. 전지현은 “결혼 후에 둘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신랑은 ‘난 대학 입학할 때는 말이야…’ ‘내가 졸업할 때는…’이라고 하다가 문득 ‘그때 너는 뭐 찍고 있었지?’라고 묻곤 한다”며 “내겐 남편처럼 학창시절의 추억이 없다. 기억이라곤 다 작품과 연결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좀 더 연애를 많이 했으면 좋았을까?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요. 만약에 다른 삶,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20대 내내 집과 촬영장만 오가는 생활이 힘들었겠죠. 몰랐기 때문에 그 생활이 재미없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 다른 이들 같은 추억은 없지만 내가 겪은 게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에서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 호평일색이다. 90년대 초반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이미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각광받으며 등장해 ‘엽기적인 그녀’로 아시아에서 최초의 한류를 일으킨 전지현. 하지만 늘 ‘배우보다는 스타’라는 꼬리표가 뒤따랐고, 어떤 출연작들에선 ‘움직이는 화보’라는 비아냥 섞인 평을 받아야 했던 전지현으로선 배우로서 거둔 성취가 반갑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한 호텔에서 만난 빨간 드레스 차림 전지현은 때마침 장마 속 모처럼 얼굴을 드러낸 햇볕처럼 환했다.

“‘4인용 식탁’을 할 때 안수현 PD(최동훈 감독의 부인)를 알았고, 그 인연으로 최동훈 감독과도 자주 만날 기회가 있었죠. 시나리오를 받고는 단번에 OK했죠. ‘예니콜’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이 넘쳐나는 캐릭터였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신이 있었어요.”

최동훈 감독은 이제껏 드러나지 않았던 전지현의 또 다른 매력을 ‘예니콜’에 녹여냈다. 최 감독은 전지현을 만날 때마다 “나, 이제 자기를 알 것 같아!’ ‘전지현이 어떤 배우인지 감이 와!’라고 말하곤 했다. 현장에서도 항상 뛰어다닐 정도로 활기차고 입심 좋은 최 감독이다. 

데뷔 이후 늘 사람들의 시선에 둘러싸여 살아왔던 톱스타 여배우 전지현이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둑들’에서 섹시한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역을 맡아 엉뚱하고 거침없이 톡톡 튀는 인물을 연기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 안 하고 될 대로 되라, 나만 잘되면 된다는 화통하고 화끈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통쾌했다”고 말했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원톱 영화(주연 1명이 끌고 가는 작품)를 계속하면서 갈증이 있었죠. ‘엽기적인 그녀’ 이후 그 성공에 기댄 기획도 많았어요. 그럴수록 자신의 색깔과 세계가 명확한 감독을 만나고 싶었죠. 감독이 가진 그릇의 크기가 넓으면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채울 자신은 있었거든요.”

‘도둑들’은 당대 최고의 도둑들이 모여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수백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나선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수현, 오달수 등과 함께 출연한 전지현은 섹시한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역을 맡았다. 엉뚱하고 톡톡 튀고 거침없는 여도둑이다. 데뷔 이후 늘 사람들의 시선에 둘러싸여 살아왔던 톱스타 여배우.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 안 하고 될 대로 되라, 나만 잘되면 된다는 화통하고 화끈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통쾌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결혼은 한 뼘 더 스스로를 성숙하게 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아낀다는 일의 또 다른 깊이를 발견하게 됐어요. 자식을 낳으면 또 달라지겠죠? 주위에서 절 어른처럼 대해주기도 하고 어른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결혼 후에 달라진 점이죠.”

차기작 ‘베를린’의 촬영이 이어지는 바쁜 생활에도 ‘새댁의 일상’은 있다. 전지현은 “매일 슈퍼마켓 가고, 매일 설거지하고, 오늘 뭐해 먹을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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