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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두' 주도적인 싱글맘, 옳은 이야기지만...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19일 종영한 MBC ‘아이두 아이두'는 주인공인 황지안(김선아)의 캐릭터는 신선했지만 교과서적인 평범함으로 마무리됐다.

황지안은 30대에 대기업 구두 브랜드의 이사 자리까지 올라간 능력있는 여자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지안은 신입사원 박태강(이장우 분)과 술김에 하룻밤을 보낸 후 덜컥 임신하지만 일뿐만 아니라 사랑과 인생설계에서도 정공법을 택한다.

무엇보다 아기 아빠인 태강과,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선을 본 산부인과 의사 조은성(박건형 분), 이 두 남자에게 주도적으로 접근하는 황지안을 보는 게 기분이 좋았다.

특히 여자라는 자신의 위치를 모성으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 모성애를 발견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엄마라는 새로운 지위를 더하기로 결심한 지안의 선택에 시청자가 공감했다. 대책 없이 아기를 낳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안이 일과 남자, 결혼에서 모두 정공법을 선택하는 돌직구녀라는 점은 반가웠다. 하지만 지안이 중간중간 고비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쉽게 모든 걸 이루는 것은 아쉬웠다.

어쨌든 황지안은 구두 회사 사장 자리에도 오르고, 아기도 낳고 태강과 결혼도 하고, 은성이라는 든든한 남자 조력자도 잃지 않았다. 여성이라면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살아남기 위해 일과 삶 한 가운데서 고민하는 황지안의 처지가 이해되면서도 판타지임을 눈치챘을 것이다.

‘아이두 아이두'는 험난한 가시밭길에서 세상과 싸우며 성장해나가는 지안과 태강(이장우)을 통해 안전한 길만이 인생의 베스트가 아님을, ‘모험’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길 어딘가에서 생각지도 못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삶의 묘미와 가치를 되살리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는 것이다.

‘인생이 예측한대로 되면 무슨 재미가 있나?' ‘도전적인 삶을 살다보면 예측하지 못한 선물을 안겨주기도 하니까'와 같은 대사는 나무랄 데 없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삶이다. 하지만 그 말의 느낌이 확 오지는 않는다. ‘추적자'와 ‘유령' 같은 살벌한 드라마를 많이 봐서일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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