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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뭄 연말까지…세계 식량대란 경고등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미국을 강타한 가뭄이 최악의 경우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식량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가뭄이 10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엘니뇨(이상 고온) 현상이 일어날 경우 연말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NOAA는 “현재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53.17%가 가뭄 상태”라면서 “특히 중서부 지역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가뭄경감센터(NDMC) 관계자는 “지난주만 해도 50.92%이던 가뭄 지역이 한 주 새 2%포인트 이상 늘어나면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면서 “가뭄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극심한 가뭄은 곡물 수확량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며 국제 곡물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9월물은 부셸(1부셸=옥수수는 25.4㎏, 소맥ㆍ대두는 27.2㎏)당 8.16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값을 갈아치웠다. 대두 11월물도 부셸당 16.5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2008년 전세계 30개국을 덮친 곡물 파동 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식량 대란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옥수수 수출 시장의 절반, 대두 수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공급자로, 미국의 작황에 따라 세계 식량 시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FT는 20일 “미국의 가뭄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의 소비자들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면서 “세계가 식량 대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상품 트레이더들은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것이며 옥수수 가격은 다음달까지 부셸당 9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품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30년 넘게 업계에 몸담으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는 보지 못했다”면서 “2007~2008년 당시는 지금에 비하면 약과”라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이상 기온으로 곡물 작황이 더 나빠지면 올해 안에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 FAO 사무총장은 “최근의 식량 가격 폭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식량 가격 폭등은 특히 극빈층에 충격을 준다”고 우려했다.

한편 FT는 곡물 가격 급등으로 대체에너지인 바이오에탄올 가격도 올라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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