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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安 원장, 차라리 차차기 도모가 어떤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평소 그의 생각을 대담집 형식으로 엮은 저서 ‘안철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를 전격 출간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정의와 복지, 재벌 정책, 남북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두루 조망하고 자신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히 피력했다. 천안함, 촛불시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 용산 사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비켜가지 않았다. 대선 정책공약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에 준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공중파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한다니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긴 건 모양이다.

실제 안 원장은 그 의지를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그는 이 책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내 생각을 구체적으로 들려드리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계획”이라고도 했다. 출판기념회, 또는 지난해 진행한 청춘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대중들과의 접촉을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적어도 대선을 포기하지는 않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안 원장은 이제 국민들 앞에 조금은 더 솔직해져야 한다. 애매모호한 화법과 처신은 그만하면 충분하다. 물론 안 원장 자신도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며 출마를 공개 선언할 결정적 타이밍을 찾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은가. 대선까지는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국가 경영을 책임질 지도자로서 인품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도덕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 꼼꼼히 검증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걸 다 따져보는 데도 몇 달이 걸릴지 모른다. 게다가 이미 안 원장은 이제 대선판의 변수가 아닌 상수다.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안 원장은 1년 넘게 대선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의사에서 벤처사업가로, 또 학자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온 안 원장의 스펙이 국민들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지만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의 표출로 봐야 한다. 이제 그 새 정치의 실체와 국정 운영 구상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할 때다. 정치는 현실이다. 인기만으로 풀 수 없는 수많은 난제가 항시 도사리고 있다. 지금도 저울질하고 준비 중이라면 너무 늦다. 차라리 완벽하게 준비해 다음 대선을 도모하는 게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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