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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용 스마트폰엔 ‘특별함’ 이 있다
전자지갑·나침반·방수 기능…단말기 제조사마다 각 나라 소비자 개성·요구 반영 맞춤형 제품으로 명성

회사·개인용 두개 사용하는 러시아
통화요금 절약위해 듀얼심폰 선호

비 자주 오고 온천문화 즐기는 일본
방수 기능 탑재한 스마트폰 인기

더 빠르고 쉬운 타이핑 원하는 미국
쿼티 키보드 도입 밀리언셀러 기록


2003년 LG전자는 중동 지역에 일명 ‘나침반 휴대전화(모델명 LG-G5300)’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이슬람교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슬람교도들은 하루에 다섯 번씩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예배를 드리는데, 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면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메카의 방향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침반과 방위 표시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있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까지 동원돼 어떤 오지에서도 메카 방향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이런 기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LG전자의 나침반 휴대전화는 중동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에게까지 퍼져나갔다.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견해. 문화 상대주의라는 말을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이 같은 설명이 나온다. 사회마다 배어 있는 특수한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 구성원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 문화 상대주의는 만국 공통의 상식으로 자리잡았고,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첨단의 시대, IT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휴대전화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더욱 확연해져 국내 제조사들은 해외로 수출할 때 각 나라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트렌드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세대별 개성ㆍ특징 공략하는 폰은 따로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판매하는 갤럭시S3에 전자지갑 ‘펠리카’를 탑재했다.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지하철, 자판기, 편의점 등에서 스마트폰 전자지갑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전자지갑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다른 폰보다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 소니에릭슨 등 일본 자국 제조사들은 모두 전자지갑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S3가 처음으로 이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일본 최대 모바일 결제서비스 ‘모바일 펠리카’를 운용하는 펠리카 네트웍스에 NFC칩과 보안모듈(SAM)을 공급하는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팬택은 지난해 미국에 출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크로스오버에 쿼티 자판을 도입했다. 미국시장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더 빠르고 쉽게 타이핑할 수 있는 쿼티 키보드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 착안한 것. 이른바 메시징폰의 연장으로 앞서 출시된 팬택 매트릭스, 팬택 임팩트 등은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쿼티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LG전자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년층을 위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북미의 경우 HAC(hearing aid compatibility)에 대한 규정이 있어 보청기 호환성 인증이 필요하다. 이에 LG전자는 보청기 착용자의 보청기와 휴대전화가 서로 주파수를 방해하지 않고 동시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따로 설계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에이스 ‘듀오스’

▶통신료 알뜰족 위한 듀얼ㆍ트리플심 폰 필수= 러시아에 수출되는 갤럭시 에이스 듀오스는 하나의 휴대전화에 2개의 심카드를 꼽아 사용할 수 있는 듀얼심폰이다. 두 개의 번호로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는다. 러시아에서는 회사에서 지급한 심카드와 개인용 심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비즈니스맨들이 많은데, 통화 요금을 아끼기 위해 심카드가 두 개 이상인 휴대전화를 선호한다는 것을 반영했다.

LG전자 역시 커버리지가 넓은 남미 등에 수출하는 휴대전화의 경우 듀얼 혹은 트리플심까지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꼭 넣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심을 하나 사서 리우데자네이루로 가면 로밍이 되면서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이에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를 자주 왕복하는 사람들은 두 개 지역의 심을 사서 로밍비용을 없애는 방법을 선호한다. 

LG전자 ‘옵티머스 잇’

▶기후와 전통까지 담은 스마트폰= 일본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기능 중 빼놓을 수 없는 특징 하나가 ‘방수’다. 습하고 비가 자주 오는 기후에 전통적으로 온천을 즐기는 문화까지 있어 물을 차단하는 기능이 필수요소가 됐다. 팬택은 2010년부터 방수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를 선보인 뒤 지난해 일본에 출시한 스마트폰 미라크에도 방수기능 설계를 도입했다. LG전자 또한 이달 초 일본에 옵티머스 잇을 출시할 때 충전 단자 덮개 없이도 충전이 가능한 캡리스 기능을 적용했다. 

팬택 ‘크로스오버’

▶화면비율에도 사용 패턴 고려= 미국시장은 한국보다 e북 콘텐츠의 이용이 활발한 편이다. 이에 팬택은 e북 등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를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4대3 비율의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16대9 화면비에 비해 4대3 화면비는 옆으로 보다 넓은 화면을 제공해 한 줄에 더 많은 텍스트를 담을 수 있다.

4대3 비율의 스마트폰 팬택 포켓에는 아마존 킨들, 구글 북스 등의 e북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도 기본 탑재됐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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