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태극기 휘날리며…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
긴장감보다 열정 앞세운 분위기

“금메달 따면 셔플댄스 세리머니”
축제의 장서 행복한 주인공 다짐


“애국애족하는 마음으로 런던에서 태극기를 많이 올려 달라”(함기용 옹ㆍ82)

64년 전 런던에서 고군분투한 대선배의 당부에 2012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 결단식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일순 숙연해졌다. 함 옹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코리아’를 가슴에 품고 런던을 달렸던 최윤칠(84) 옹 역시 떨리는 목소리로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부탁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인기 가수 아이유와 울랄라세션의 응원 영상에 이어 2PM의 등장으로 한 순간에 바뀌었다. 차분히 제자리에 앉아 있던 대표선수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하며 저마다 동영상을 찍기 바빴다. 국가대표 이전에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다운 모습이었다. 자신들을 위해 마련된 무대를 즐기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체조의 양학선(20)은 이날 무대에 올라 ‘셔플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멋지게 공중제비를 돌고 착지한 뒤 셔플을 추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인들 앞에서 어서 빨리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싶어하는 천진난만함이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배드민턴의 이용대(24)는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스트레스도 많아지고 있지만 더 많이 쉬고 많이 먹으면서 풀고 있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태권도의 황경선(27)이 즉석에서 깜찍한 ‘뿌잉뿌잉’ 세리머니를 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과거 ‘국가의 영광’을 위해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과 달리 이들은 세상 가장 행복한 주인공이 되겠단 상상으로 가득한 듯했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중압감에 마치 전쟁터에 나서는 듯한 전사의 표정은 이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진정으로 올림픽을 즐기는 ‘챔피언’이기에 아무리 혹독한 훈련도, 지난한 연습도 웃으며 참아낼 수 있었다.

장내를 쩌렁쩌렁하게 울린 탁구의 맏언니 김경아(35)의 파이팅 소리는 자신감과 희망, 눈물과 땀 등 런던의 그 날을 위한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