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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주가는 장밋빛인데…주가괴리율 50% 넘는 대형株 속출
CJ제일제당 연일 하락세 불구
증권사는 여전히 ‘매수’ 의견


작년 말 명예퇴직을 한 A(57)씨는 창업 등이 여의치 않자 생활비라도 벌어 볼 요량으로 주식투자에 손을 댓다가 요즘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한 증권사 창구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불구, 실적호전이 기대된다며 CJ제일제당을 추천해 줘 지난달 중순 34만~35만원대에 매수를 했는데, 단기 악재가 터져 나오며 주가가 하락,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35만2000원을 정점으로 내리기 시작한 CJ제일제당 주가는 글로벌 바이오 경쟁사인 독일 에보닉(Evonik)의 라이신 증설 소식이 나온 지난달 27일 32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매입가 대비 5% 이상 손실을 본 A씨는 손절매를 고려했지만, 오히려 현 국면을 ‘저가매수 기회’라고 분석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본 뒤 이른바 ‘물타기’를 통해 주식을 더 사모았다. 곧 반등할 것이란 A씨의 기대와는 달리 CJ제일제당 주가는 이달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10일 30만500원까지 밀렸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은 ‘강력 매수’ 1건, ‘매수’ 16건, ‘중립’ 1건이 제시돼 있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컨센서스(시장평균)는 42만9222원으로, 전일종가(30만500원) 대비 42.84%의 괴리율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제시 목표주가와 현 주가와의 높은 괴리율은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매수’ 의견을 밝힌 28개 증권사의 12개월 목표주가는 175만6071원이다. 현 주가와 증권사가 보는 적정주가와의 괴리율이 55.82%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삼성전자에 투자하면 연간 50%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무책임한 장밋빛이란 생각이 먼저 들 수 있다.

LG전자의 경우도 ‘매수’ 의견을 낸 21개 증권사의 적정주가는 10만760원인데 비해 전일종가는 6만800원으로 괴리율이 65.72%에 달한다. 최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한 증권사는 4곳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조정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의 경우도 매수 의견을 제시한 26개 증권사의 적정주가는 3만6308원으로 전일종가대비 괴리율이 53.20%에 달한다.

현대차도 ‘매수’ 의견을 낸 29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1만6552원으로 전일종가 대비 38.84% 높은 수준에 책정돼 있다. 기아차에 대한 27개 증권사의 적정주가 역시 10만5952원으로, 전일종가보다 44.94% 높다.

유로존 등 주변 악재로 주가가 떨어지는 속도에 비해,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주가의 하향조정은 늦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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