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FX마진 투자자, 해외선물로 大이동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금융 당국이 지난 3월부터 FX마진(외환차익) 거래에 필요한 위탁증거금을 기존 5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2배 인상하면서 FX마진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반면, 해외선물 거래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상품 모두 고위험ㆍ고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인데, FX마진의 증거금 대비 레버리지(차입) 비율이 10% 수준으로 낮아지자 FX마진 투자 수요가 해외선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30만건을 넘었던 FX마진 월간 거래량은 3월 이후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2월 35만2263건에서 3월 17만6667건, 4월 14만6119건, 5월 11만1532건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3월 이후 FX마진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FX마진 증거금이 기존 5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상향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FX마진의 건당 계약 단위는 10만달러로 증거금이 5000달러(증거금율 5%)일 때는 레버리지가 20배였지만, 증거금이 1만달러(증거금율 10%)로 인상되면서 레버리지가 10배로 줄었다.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파생상품의 매력도가 반감한 것이다. 또 증거금 상향으로 1만달러 이하의 계좌는 매매 자체가 곤란한 상황이다.

반면 해외선물은 3월 이후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간 거래량이 지난 2월 49만8288건이던 해외선물은 3월 55만303건, 4월 59만3329건으로 늘어나더니 5월에는 72만4356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선물은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증거금율이 3~7% 수준으로 레버리지가 최대 30배까지 가능하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호주달러 선물의 레버리지는 30배, 금 선물은 18배, 원유 선물은 14배 수준이다.

위탁증거금도 호주달러 선물이 3375달러, 원유선물이 6210달러 등으로 1만달러 미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한 상품들이 많다.


염명훈 키움증권 글로벌영업팀장은 “해외선물은 아직 FX마진에 비해 레버리지가 크고, 금ㆍ원유나 콩ㆍ구리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가 가능해 FX마진의 대안 상품으로서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시장의 쏠림 완화와 균형 성장 차원에서 FX마진 거래에 대한 과도한 증거금 규제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상품 거래에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많다고 해서 파생상품 본연의 특징을 규제로 막는다면 어느 파생상품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FX마진 거래의 투자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개시 증거금을 5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개정 방안을 발표, 지난 3월부터 시행했다.

jwcho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