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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혁 생명硏 원장 연구소 옥상서 투신…자살 점정 결론
[헤럴드생생뉴스] 생명공학분야의 세계적인 학자인 정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이 자살로 보이는 투신으로 숨졌다. 변사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정 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쪽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7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정 원장은 전날 오후 6시37분께 대전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내 3층 높이의 국가생명공학연구센터 건물 옥상에서 투신,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조사 결과 정 원장은 이날 오후 4시42분쯤 국가생명공학연구센터 1층 현관으로 들어온 뒤 계단을 통해 올라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건물이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점, 사고가 난 건물의 옥상 난간 높이가 1m에 이르러 의도적으로 뛰어 넘어야 하는 점, 현장에서 정 원장의 것으로 보이는 족적이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정 원장이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 원장의 자살을 뒷받침할 만한 여러 정황을 바탕으로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정 원장은 지난해 8월 세운 연구소기업의 전 대표가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항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문제에 따른 스트레스로 최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난 5월21일에는 입원을 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또 연구원 내부적으로 빚어진 직원들의 비리의혹과 인사불만 등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하루 전인 지난 5일에는 연구원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국제공동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해 왔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대 농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원예학 박사를 딴 뒤 이 연구원의 식물세포연구실장, 해외 생물소재허브센터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5월 10대 원장에 취임했다. 정 원장은 인공 씨감자 분야의 전문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렸다. 그는 1992년 이 연구원에서 세포 조직 배양기술을 이용해 어른 주먹만한 종전의 씨감자를 콩알만한 크기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인공 씨감자 기술을 개발, 세계 32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그의 기술은 세계 4대 작물 중 하나인 감자 농업분야에서 녹색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신호탄으로 평가을 받았다. 이후 캐나다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대량 생산의 길을 열기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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