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통이 커야 남자? ‘꽃중년’의 ‘통’은 좁다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최근 문화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40대의 패션 도전이 만만치 않다. 10대 패션, 일명 ‘쫄바지’에까지 도전하고 있다. 스키니 팬츠(Skinny Pantsㆍ허리부터 발목까지 몸에 달라붙는 바지)와 테이퍼드 팬츠(Tapered Pantsㆍ발목으로 내려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바지)다.

진짜 옷 잘 입는 남자는 바지통의 넓이와 밑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젊게 입었다고, 유행을 잘 따랐다고 해서 쉽게 ‘패션 피플’이 되는 게 아니다. 패션 감각과 내공은 작은 부분에서 나타난다. 쌓인 연륜을 드러낸 듯 넉넉하고 ‘통 큰 바지’는 ‘보통 중년’이 입게 둬라. ‘꽃중년’의 ‘통’은 조금 좁아도 괜찮다.

▶소년처럼 경쾌한 스키니 팬츠=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41세 태산(김수로 분)은 연인 세라(윤세아 분)를 위해 기꺼이 ‘애들 옷’을 입고 데이트 장소에 나타난다. 10~20대 젊은 남성, 그것도 군더더기 없이 홀쭉한 몸이라야만 가능한 스키니 팬츠다. 태산은 발목까지 빈틈없이 들러붙는 바지를 입고 거울 앞에서 잔뜩 폼을 잡는다. 영리한 시청자들은 벌써 ‘아, 간접광고군’ 하고 알아차린다.

수년 전부터 불어온 스키니 팬츠 열풍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날씬한 사람만 가능한 디자인이다보니, 그동안은 비교적 배가 덜(?)나온 10~20대의 전유물이었다.


최근엔 소위 ‘꽃중년’으로 분류되는 몸매 ‘되고’, 멋도 좀 내는 40대 남성들도 스키니를 입는다. 그래서 태산이 스키니 바지를 구입하는 장면은 현 세태를 잘 반영한 ‘시의 적절’한 광고였던 셈이다.

김영 신세계인터내셔날 홍보팀 과장은 “스키니 팬츠는 뱃살이 많고 엉덩이가 처지면 입을 수 없다”며 “매끈한 다리 라인과 탄력 있는 뒤태 등 몸 관리를 잘한 남성만의 특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남성들은 이 바지 하나만 입어도 충분히 ‘패셔니스타’가 될 수 있다. 검은색 스키니는 날씬한 느낌을 배가시키며, 흰색 바지는 좀 더 멋스러워 보이는 효과가 있다.

무릎을 기점으로 회색과 검정으로 나뉘어져 활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두 가지색이 어우러진 데님도 패셔니스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스키니 바지는 적당히 몸에 붙는 베스트(조끼)와 재킷을 함께 맞춰 입으면 강하고 도회적인 패션이 완성된다. 무엇보다 스키니는 검정 패션이 멋스러워질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기도 하다. 허리에 검정과 금색 장식을 단 하얀 스키니 바지라면 금속 느낌의 재킷과 잘 어울린다. 


▶ 패션 감각은 있으나 몸이 안 따라준다면 테이퍼드 팬츠= 인정사정 볼것 없이 몸매가 드러나는 스키니 바지가 부담스럽다면 ‘테이퍼드 팬츠’로 눈길을 돌려보자.

스키니를 포기한다고 해서 ‘꽃중년’ 반열에 오를 수 없는 건 아니다. 스키니가 타고난 몸으로 승부하는 옷이라면, 테이퍼드 팬츠는 갈고 닦은 패션 내공이 있어야만 찾아낼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남성 바지통 1㎝ 줄이는 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회자되는 국내 패션 브랜드에서는 소수의 ‘멋남’보다는 다수의 일반 소비자를 위해 섣불리 바지통을 줄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통 테이퍼드 팬츠는 고급 편집숍과 일부 수입 브랜드를 기웃거려야 발견할 수 있는 것. 


한 국내 중견 패션기업의 직원은 “테이퍼드 바지는 이탈리아 제품이 많은데 가격이 30만원을 호가한다”며 “주변에 멋 좀 낸다는 사람들은 압구정, 청담 일대 수선집에 가서 기존 제품의 통을 줄여 입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허리와 엉덩이 부분에 적당한 품이 있는 테이퍼드 바지는 운동부족과 잦은 술자리로 불어난 40대의 뱃살을 교묘하게 감춰준다.

특히, 아래로 내려가면서 통이 점점 좁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스키니보다 훨씬 날씬해 보여 체형보완의 효과도 있다. 또 끝자락을 살짝 접어 올려입는 ‘롤업’ 디자인이 많아, 여타 액세서리 없이도 감각적인 패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엠비오와 갭의 테이퍼드는 튀는 색으로 무장했다. 보색을 이루는 피케셔츠나 한층 가라앉은 셔츠를 맞춰 입으면 균형을 이룬다.

안감이 줄무늬로 디자인된 롤업 테이퍼드 팬츠는 전체 스타일에 포인트 역할을 한다.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존 갈리아노ㆍ갭ㆍ엠비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