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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전쟁>영화 드라마 속 사이버 전쟁 ... 이미 오래 전에 미래의 재앙을 예견했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과 좀비PC, 악성코드는 상식이다. 서비스포트, C&C서버, 루트계정, 봇넷(Botnet), 백도어, 스카다 시스템, 스턱스넷(Stuxnet), 스테가노그래피 쯤은 알아야 ‘사이버 시대’의 시민이라 하겠다.

사이버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SBS 드라마 ‘유령’에서 등장하는 용어들이다. 이 드라마는 ‘성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인터넷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한 연예인의 자살사건을 시작으로 사회의 기간망을 흔드는 거대한 음모까지 사이버범죄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익명성에 숨은 인권침해부터 천재해커와 불순세력이 사용자 PC를 감염시켜 금융기관과 관공서, 방송국 뿐 아니라 청와대까지 국가의 기반시설을 마비시키고 파괴하는 테러까지 사이버전쟁의 모든 것을 다뤘다.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거나 경고하는 사이버테러의 수준은 끔찍하지만 더 공포스러운 것은 이미 일부가 현실로 나타났고, 대부분은 실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어느날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되고, 대규모 정전사태로 모든 교통체계가 마비되면서 사람들은 아비규환 속으로 빠져든다. 

해커를 비롯한 소수의 음모로 전세계가 한순간 통제불능의 상태로 치닫고, 악의로 무장한 집단에 의해 일거에 장악될 수 있다는 공포는 이미 할리우드 영화에서 즐겨 다뤄졌다. 대표적인 작품이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 4.0’이다.

냉전시대 동유럽 비밀첩보조직의 잔당이나 사이코 패스를 적으로 설정했던 1~3편 이후 12년만인 2007년 개봉한 4번째 속편은 이 시대의 진정한 적은 ‘온라인의 유령’임을 알아차렸다. 새로운 적은 미국의 교통, 통신, 금융, 전기 등 모든 온라인 네트워크를 장악해 전국을 공황상태에 빠뜨린 사이버 테러리스트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5년 ‘네트’라는 작품도 있었다. 샌드라 블록 주연의 이 영화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모든 일상을 해결하던 여주인공이 연방정부 프로그램에 침투한 해커조직의 음모에 휘말려 온라인 상의 모든 신분이 삭제돼 위기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90년대의 또 다른 작품인 ‘스워드피쉬’와 ‘해커스’, ‘테이크 다운’ 등은 해커들이 주인공이다. ‘해커스’의 주인공은 10대에 이미 월스트리트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린 적이 있는 천재이며, ‘스워드 피쉬’와 ‘테이크 다운’에서 범죄와의 전쟁은 FBI의 첨단보안시스템과 네트워크 상에서 벌어진다. 

이러한 사이버전쟁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작 ‘이글 아이’는 답한다. 모든 세상이 CCTV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며 한 개인의 행적이 24시간 기록되고 추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CCTV는 250만~300만개에 이르며 1인당 하루 평균 노출횟수는 80~140회. 여기에 더해 휴대폰, 은행자동입출금기, 신용 및 교통카드 결재 등으로 이제 한 개인의 24시간은 온라인 네트워크에 기록되고 추적된다.

‘사이버전쟁’의 공포는 해커의 클릭 몇 번으로 네트워크 속 모든 개인들의 삶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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