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시 미노루 야스쿠니반대 공동행동 일본위원장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위안부 평화비 앞에 말뚝을 세운 우익요? 바보짓을 한거죠.”
지난 30년 동안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비판해온 즈시 미노루 야스쿠니반대 공동행동 일본위원장(62ㆍ사진)은 최근 위안부 평화비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말뚝을 세운 일본 우익인사의 행동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즈시 위원장은 “일본인들 대다수가 야스쿠니 신사 뿐 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말뚝테러로 인해 일본인들이 위안부를 강제동원 했다는 사실, 위안부 평화비가 존재한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말뚝테러는 어떤 논리나 계산이 아닌 단순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또 “일본 우익들은 이념이 아닌 돈에 의해 움직인다”며 “이번 말뚝테러도 그 배경에는 문제를 일으켜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지원을 바라는 우익들의 속셈이 깔려 있다”고 즈시 위원장은 말했다.
지난 23일 ‘2012 한일 시민운동 보고대회’를 위해 방한한 그는 현재 야스쿠니 내 합사된 한국인 강제 동원자에 대해 합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이 소송은 현재 도쿄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즈시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야스쿠니에는 한국ㆍ조선인 2만1181명이 제신(諸神)으로 합사돼 있다.
그는 “야스쿠니는 천황을 지킨다는 의미가 있는 신사”라며 “태평양 전쟁에서 억울하게 강제동원 된 한국인들이 그 전쟁의 주범들과 합사된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야스쿠니에는 살아있는 ‘한국인 영령’도 있는 상황이다.
“일본인의 경우는 유족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연금지급 시에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만, 일본정부가 연금지급을 하지 않는 한국인은 이런 기능이 없고 동시에 유족 승낙 없이 마음대로 야스쿠니신사 영령이라며 합사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영령’이 생기게 됐다”고 그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즈시 위원장은 양국의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올바른 역사교육을 강조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는 근현대사 부분이 제대로 기술돼 있지 않고 여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한일 양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이 위안부 및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제대로 알고 문제점을 인식할 때 양국의 복잡한 과거사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즈시 위원장은 “최초 야스쿠니 비판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일본 우익들에게 다양한 협박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도 야스쿠니를 비롯한 한일 과거사의 잘못된 부분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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