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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디스커버리> 연장전 세번의 눈물…서희경, LPGA 2년차잖아
지난 주 열린 LPGA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대회에서 연장 3홀까지 승부를 다퉜던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사진)은 결국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지난해 LPGA에 진출한 이후 연장전을 세 번 치렀지만, 서희경은 아깝게도 모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친 채 씁쓸히 돌아서야 했다.

많은 골프팬에게 아쉬움을 남겨준 이번 대회에서도 눈앞에 우승이 보이는 듯했다. 서희경은 연장전에서 긴장을 풀고자 웃음을 지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굳은 표정의 예전 모습과는 달리 자신을 컨트롤하고자 애쓰고 성장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가 좋다.

한국에서 골프여왕의 칭호를 받으며 당당히 LPGA에 입성하기 전, 서희경은 2008년에 만든 한국에서의 첫 승을 이루는 것이 사실 그다지 순탄치는 않았다. 서희경은 2007년과 2006년 2년에 걸쳐서 3등만 기록한 것이 네 차례고, 우승하기 전까지 톱10에 든 건 모두 12번이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다. 곧 우승을 할 것만 같으면서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아 우승을 내준 적이 많았다. 그때 본인 스스로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서희경은 2008년 하이원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그해 6승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도 5승을 기록하며 KLPGA 상금왕, 다승왕, 대상을 모두 차지했다. 서희경이 두각을 나타낸 건 KLPGA 1부 투어에 입성한 이후 3년 차 때의 일이다.


지금 우승을 놓친 서희경에 대해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이유는 지금껏 한국에서 이뤄 놓은 기록이 대단하기에 우승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LPGA 큐스쿨을 통과하지 않고 초청 선수로 미국 무대에서 우승하여 우승자 자격으로 LPGA에 진출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이제 서희경은 LPGA 2년차다. 새로운 투어에 적응해서 첫 승을 이룬다는 건 만만치가 않다. 그 길이 멀고 돌아가게 될수록 선수는 더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다. 연장전 징크스라고 주위에서 우려를 표시하지만, 사실 서희경은 자신에 대해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천재성을 드러낸 선수들도 있지만, 서희경은 대기만성형으로 천재성 선수들이 하지 못한 많은 것을 이미 이뤘다.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계속 성장해왔다. 게다가 최근 몇 개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무슨 일이 있나 팬들을 걱정시키던 차에,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여전히 언제나 우승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서희경의 한국에서의 첫 승은 그리 쉽지 않았다. LPGA에서의 첫 승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이다. 선수도, 주위 사람들도, 팬들도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선수가 본인 스스로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갖고 기다림을 배운다면 우승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게 될 것이다.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한 서희경이 사람들의 우려를 한번에 날려버리고 멋지게 우승컵을 들어올릴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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