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조선시대 고종의 친아버지인 흥선대원군 한글편지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제1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를 통해 흥선대원군 한글편지를 공개했다.
흥선대원군의 한글편지는 “그동안 망극한 일을 어찌 만 리 밖 책상 앞에서 쓰는 간단한 글월로 말하겠습니까. (중략) 다시 뵙지도 못하고 (내가 살아 있을) 세상이 오래지 아니하겠으니, 지필을 대하여 한심합니다. 내내 태평히 지내시기를 바라옵나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흥선대원군이 쓴 이 편지 봉투에는 ‘뎐 마누라 젼(前)’이라고 적혀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봉투에 적힌 ‘마누라’를 ‘아내’로 해석해 흥선대원군이 부인에게 보낸 편지라고 추측해왔지만 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흥선대원군의 한글편지는 부인이 아닌 며느리 명성황후에게 보낸 편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다”라며 “(순조 임금의 딸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의 글에도 ‘뎐 마누라’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중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편지의 사연으로 보아도 대원군의 부인이 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흥선대원군이 톈진에 잡혀가 있을 때 명성황후가 중전의 자리에 있었으며 편지 내용 중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을 며느리인 명성황후로 놓고 보면 편지 내용이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흥선대원군의 한글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이 도우셔서 환위(還位)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라는 부분과 “나는 다시 생환은 못 하고 만 리 밖 고혼이 되오니, 우리 집 후사야 양전(고종과 명성황후)께서 어련히 보아 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는 이어 “안부를 물을 때 임금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것이 일반적인데 흥선대원군은 이 편지에서 고종의 안부보다 실권자인 명성황후의 안부를 먼저 물었다”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명성황후의 안부부터 물었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27일 오후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장서각에서 열린 ‘제2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는 흥선대원군이 톈진 유폐 생활 중 아들 이재면에게 보낸 편지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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