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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출신의 피터씨가 자신의 마지막 삶 1년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었던 이유
[헤럴드 경제= 박병국 기자]“1년밖에 못산다고 했습니다. 제 생의 마지막을 한국의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내고 싶었습니다. 한국을 사랑한 덕일까요. 저에게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피터(57)씨. 지난 2006년부터 가슴 부위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꼈다. 계속 일을 할 수 없었던 피터씨는 2009년 휴가를 내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에서의 첫 검사에서는 어떤 진단도 내려지지 않았다. 2010년 다시 찾아간 남아공병원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연골 육종’이라는 암(癌) 판정을 받았다. 이제 살 수 있는 시간은 1년 밖에 안된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피터씨는 생의 마지막 1년을 한국에서 보내겠다는 결심을 했다. 지난 9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그가 느낀 ‘정’(情) 때문이었다. 피터씨는 남아공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하던 차에 그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그가 가르쳤던 여학생이 그에게 인사를 하러온 것. 그의 병 이야기를 들은 여학생은 아산병원 교수로 있던 자신의 아버지에게 피터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


피터씨는 자신의 제자와의 인연으로 지난 5월 서울 아산병원을 방문하게 됐고, 갈비뼈 간, 늑막 등에 종양이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피터씨에게 수술을 권유했다.

지난 5일 흉부외과 간담도췌외과 등의 의료진이 참여한 13시간50분의 대수술이 시작됐다.

장시간에 걸친 수술은 대성공으로 끝났다. 몸에 퍼진 종양은 모두 제거 됐다. 퇴원을 하던 피터 씨는 의료진을 향해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완치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있기 때문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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