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일본 신주쿠의 니콘 살롱에서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을 열고 있는 재일교포 사진작가 안세홍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니콘 측이 지나친 감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씨가 전시 중인 사진은 일본군에 끌려갔다 전쟁이 끝난 뒤 중국에 남겨졌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았다.
전시회 전날인 25일 안 씨는 페이스북에 “오늘 사진설치를 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니콘 살롱에 왔으나 도착해서 들어가 보니 실상을 달랐다”며 “니콘은 외부 언론의 출입 통제 및 개인이 사진 찍는 것조차 못하게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니콘 측은 변호사 3명을 고용해 안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으며, 대화를 엿듣거나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는 “보러올 관객들을 위해 참고 있지만 일제시대가 따로 없다”면서 “니콘은 전시기간 내내 변호사를 상주시켜 저를 감시하고 꼬투리를 잡아 전시를 중단시킬 계획이다”라고 주장했다. 사진작가 이용남 씨도 안 씨의 페이스북에 “스텝 완장을 찬 일본 측 변호사, 경비원 등이 전시장에 배치돼 사진전 안내 글을 사전 검열하는 등 그야말로 문화계엄령 상태”라고 거들었다.
실제로 안 씨는 니콘 살롱의 공모전에 당선돼 정당하게 전시회 기회를 잡았으나 니콘 측이 일본 우익세력의 반발을 의식,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난 5월 돌연 전시회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안 씨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22일 도쿄 지방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전시회를 열 수 있게 됐다.
한편, 26일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니콘 살롱 앞에서는 일본 우익단체들의 항의 시위도 벌어졌다. 우익단체 회원 30여 명은 일본군 위안부 자체가 날조된 사실이라며 전시회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전시회가 열리기 전부터 안세홍 씨 가족을 협박하는 등 괴롭혀, 현재 안 씨 가족은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안 씨는 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우익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면서, 일본 전역을 돌며 사진전을 열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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