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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민주당, 진보 원로학자의 쓴소리 듣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민주통합당을 향해 ‘자해적인 정당구조’ ‘스스로를 파괴하는 정당구조’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당 전반에 혹평을 쏟아냈다. 19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마련한 국회민생포럼 특별강연에서다. 현재 민주당의 집단지도체제는 정치적 자원을 가진 개인 세력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느슨한 정당이어서 누가 들어와도 좋은 리더십이 나올 것 같지 않다며 구조적인 모순과 한계를 들춰냈다.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도 세력도 존재할 수 없는 내부 상호 견제와 비판적인 구도를 신랄하게 꼬집은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난센스’이자 ‘한국 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모바일 기기와 친숙한 그룹의 정치적 특성이 과다하게 대표되고 있어 특정한 인물에 대한 열정과 지지의 강도가 높아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여야 정책능력과 관련, 지금 경제를 다루면 새누리당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박근혜 체제’ 이후 노동법, 국회법을 개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실제 일하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고 나무랐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화려한 개혁적 구호에도 다수당이 될 수 없었던 것은 그걸 할 만한 능력이 없고 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각을 더 세우기도 했다.

최 교수는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원로 정치학자다. 그의 비판적 주장은 늘 금과옥조로 인식돼 왔고 정치 일선에선 실천적 공감을 크게 불러온 게 사실이다. 민주당으로선 다소 억울하기도 하고 못마땅한 부분이 없지 않겠지만 이날 훈수 역시 구구절절 옳은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아무리 바른 소리인들 귀에 담지 않으면 무의미해진다. 당의 체질개선이야 시간을 두고 판단할 일이나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민주당이 최우선으로 취해야 할 것이라면 제1야당답게 미래지향적인 비전 정치에 나서라는 주문일 것이다.

새누리당과 대립구조를 만들고 ‘독재 회귀’ ‘신공안정국’ 등으로 비난하는 것을 ‘양치기 소년’에 빗댄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잦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폭로성 발언과 ‘박근혜 표적론’, 이해찬 신임 대표의 ‘독재’ ‘공안’ 등의 잇단 날선 언사를 염두에 뒀음직하다. 이런 지엽적 문제에 치우치면 대안정부로서 실력을 쌓고 그 능력을 보여주는 일은 등한시할 수 있다는 지적은 어느 당이든 새겨듣고 실천할 덕목이다. 사사건건 시비하고 비아냥대는 자잘한 정치보다는 민생을 보듬는 진솔하고 속 깊은 정치야말로 국민적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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