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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과 추억의 장소였던 ‘영풍문고 강남점’ 폐점하던 날
[헤럴드경제= 서상범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입점했던 영풍문고 강남점이 17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10년의 역사였다.

그동안 대표적인 지역 문화 공간 역할을 해왔던 영풍문고 강남점은 건물임대계약을 갱신하지 못하고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폐점하던 17일, 매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특별한 할인행사나 이벤트는 없었다.

입구에 세워진 영업 종료 안내판만이 17일이 폐업일임을 알릴뿐이었다.

하지만 방문객들에게 그 곳은 추억의 장소였다.

이명학(32ㆍ서초구 잠원동) 씨는 “2년 전 지금의 여자친구와 소개팅을 하기 위해 만났던 장소였다”며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여자친구와 함께 그 때를 추억하기 위해 찾았다”고 말했다.


전노웅(45ㆍ동작구 신대방동) 씨도 “5년 전 이 곳 근처에서 살 때 아이들과 주말이면 책을 보기 위해 자주 들렀다”며 “이사 가고 난 후에도 종종 찾았는데 이제 사라진다니 기분이 묘하다”고 아쉬워했다.

이 곳에서 꿈을 키우던 사람도 있었다.

김희연(22ㆍ서초구 서초3동) 씨는 “중ㆍ고등학교 때 언제나 이곳에서 참고서를 구매했었다”며 “대학생이 된 지금도 전공교재 등을 사러 자주 오곤 했는데 이제 내일부터는 이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서점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김호엽(47ㆍ강남구 대치2동) 씨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오프라인 서점이 점차 설 곳을 잃는 것 같다”며 “서점에서 책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보내는 시간이 사라질까봐 걱정되기도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영풍문고 강남점 관계자는 “지난 몇 주 동안 폐점에 관한 문의가 많이 왔었다”며 “강남점은 사라지지만 교환ㆍ환불은 다른 지점에서 가능하고 직원들도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 계속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풍문고 강남점이 떠난 자리는 SPA(제조ㆍ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 매장과 인터넷 서점의 오프라인 매장이 입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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