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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콘텐츠파워 핵심은 인재…엣지 더한 ‘CJ스타일’로 재탄생
CJ E&M의‘ 맨파워’그리고 독특한 기업문화
직함 대신 ‘~님’ 평등한 호칭
자유로운 복장과 자율적 업무
특유의 조직문화로 창작욕 고취

유능한 경력직-공채 화학적 결합
크고 작은 인수·합병 거치며
강한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거듭나

신입PD 채용땐 끼·열정 보고
차세대 한류 킹메이커로 키워



‘씨제이(CJ)갓탤런트.’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전진 중인 CJ E&M을 이끄는 힘은 뭐니 뭐니 해도 창의력 넘치는, 풍부한 인적 자원이다. 지난해 3월 영화, 음악, 공연, 방송, 인터넷사업 부문을 통합한 CJ E&M이 출범하기 전, 2008~2009년 무렵서부터 방송 분야에서 CJ는 ‘인재 블랙홀’이 돼 왔다. 지금도 CJ E&M의 인재 사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구성원끼리 직함 없이 ‘OOO님’으로 부르는 평등한 호칭, 자유로운 복장, 자율적 업무 등 CJ 고유의 조직문화는 창작 의욕을 더욱 고취시키게 만든다. 창조적 사고의 인력과 자유로운 조직 문화, 경영층의 전폭적 지원 등이 어우러져, ‘아시아에서 20~30대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 즐기는 콘텐츠 생산의 본령’의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CJ E&M 조직은 크게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방송사업, 콘텐츠사업의 모태인 영화사업, 음악사업, 공연사업 등 4개 부문에 게임사업, 온라인사업 부문이 붙어 있다. 각 부문장은 오랫동안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그 밑으론 각 분야에서 온 유능한 경력직과 공채가 화학적으로 결합돼 있다. 2009년 온미디어를 비롯해 굵고 자잘한 인수ㆍ합병(M&A)을 거쳐 인적 구성이 복잡해졌으며, 지상파TV 출신까지 합세해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한 조직이 됐다.

‘크리에이티브’ 인적 구조의 상층부에서 이미경 부회장을 보좌하는 부문장 넷이 모두 삼성그룹 계열사를 거친 점이 눈에 띈다. 김성수 대표는 오리온 계열의 온미디어에서 10년간 대표를 지낸 케이블방송계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제일기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계홍 방송사업부문장, 안석준 음악사업부문장, 김병석 공연사업부문장 또한 1990년대 콘텐츠 인력양성소로 불렸던 삼성영상사업단을 거쳤다.
찰리채플린, 백남준, 밀란 쿤데라, 월트디즈니 등 영화, 팝, 건축, 패션, 문학, 미디어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현대 예술 각 분야의 대가 14인의 인물화가 그려져 있다.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 8층 월드콘텐츠센터의 벽면에선 세계적인 창작자의 산실을 지향하는 CJ E&M의 꿈이 보인다. 박해묵 기자/mook@

고문격인 콘텐츠 어드바이저인 송창의 부사장, 김현철 tvN 본부장은 MBC 출신. 송 부사장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세친구’를 기획한 예능계의 ‘미다스의 손’. 그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막돼먹은 영애씨’ ‘현장토크쇼 택시’ 등 tvN의 대표적인 콘텐츠를 기획했다. MBC에서 ‘일밤-경제야 놀자’를 연출했던 예능 PD 출신 김 본부장은 ‘러브 스위치’ ‘롤러코스터’ ‘코미디 빅리그’ 등 tvN 초기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케이블 프로그램 제작 수준을 한 단계 높여놨다.

방송 제작 현장서 뛰고 있는 김석현( ‘코미디빅리그’), 이명한( ‘더 로맨틱’), 신원호(시트콤 ‘응답하라 1997’) PD 등도 KBS에서 잘 나가던 예능 PD들이다. KBS ‘개그콘서트’ 연출자였던 김 PD는 상업성 때문에 공영방송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기획을 올려 성공한 경우다. 이 PD와 신 PD는 ‘1박2일’, ‘남자의 자격’, ‘올드미스다이어리’ 등을 만든 주인공들로, CJ에서 히트작을 벼르고 있다.

“케이블 프로그램도 재밌다”는 시청자 인식 전환을 일으키고,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을 창시한 김용범 PD는 그저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음악채널 엠넷(Mnet)으로 입사했다가, ‘서인영의 카이스트’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천상 PD다. 박호식 드라마제작2팀장은 올 초 회사가 밝힌 ‘아시아 넘버원 드라마 스튜디오’ 비전을 실현시키고 있는 주역이다.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TEN’ ‘로맨스가 필요해’ ‘꽃미남 라면가게’가 그의 손을 거쳤다.

방송사업 부문에서 음악사업을 담당하는 신형관 국장은 ‘슈퍼스타K3’ ‘슈퍼스타K4’에 이어 ‘엠넷 보이스 코리아’까지 연타석 안타를 치며 식지 않은 오디션 열풍을 증명해 보였다. 싱가포르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엠카운트다운 하로 재팬’ 성공적 개최를 통해 그는 한국의 음악쇼 기획력과 연출력을 아시아에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다.

외주제작사 드라마하우스 대표이사에서 2010년 10월에 입사한 최관용 드라마사업담당 상무는 ‘노란복수초’ ‘인현왕후의 남자’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최근작들의 기획을 맡았다.

CSI 등 인기 미국 드라마를 국내에 선보인 영화채널 운영담당 최진희 채널1본부장은 한국 영화 판권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안석준 음악사업부문장은 버스커버스커 등 기획력 돋보이는 음반제작으로, 국내 음악 제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석 공연사업부문장은 중국에서 ‘맘마미아’를 초연시켜 중화권 시장을 본격 공략한 인사다. 김 부문장은 올해는 뮤지컬 ‘캣츠’를 8월 상하이, 내년 2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6개 도시에서 초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공연 부문에서 전설적 록그룹 라디오헤드 내한을 성사시켜 화제가 된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이끄는 최윤순 팀장은 공연계의 젊은 피로 통한다. 최 팀장은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영국의 대표 관광상품인 세계적 록페스티벌 ‘글래스톤베리’와 어깨를 나란히 시켜 대표적인 한국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가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 밖에 온라인사업 부문을 이끄는 신병휘 본부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시초격인 싸이월드 기획자로 인터넷업계의 유명 인사. 지난해 CJ헬로비전 서비스운영센터장으로 입사한 그는 ‘글로벌 엠넷닷컴’ 등 K-팝(POP)의 세계화에 앞장 서고 있다.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5개 언어로 K-팝 비디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위젯서비스는 그의 작품이다.

CJ E&M은 각 사업 부문 아래에 글로벌 조직을 두어 조직 간 협업을 통해 동남아, 일본, 중국, 미주 중심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새롭지 않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그런 것은 내가 안 해도 다른 사람들이 한다.” 송창의 부사장은 평소 이런 말로 CJ만의 독창성, 창의성을 강조한다. 이덕재 tvN 콘텐츠기획담당은 CJ E&M의 제작 부문 특징에 대해 “우리는 무난한 스타일은 하지 않는다. 지상파의 웰메이드 제작역량에 케이블만의 ‘엣지’가 있는 스타일이 우리만의 스타일이다. 지상파 출신이라도 CJ스러운 PD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창의력 위주 정신은 신입 PD 채용에서도 드러난다. CJ E&M은 지상파 PD 시험처럼 고시 수준의 필기시험보단 끼와 열정을 갖췄는지를 평가한다. 이를 위해 팀 단위 제작 미션 수행, 심층 면접, 9주간 인턴십, 임원진 상대 최종 과제물 발표 등의 전형을 치른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0년부터 매해 30여명의 신입 PD가 뽑히고 있으며, 미래 한류 콘텐츠를 만드는 차세대 킹메이커로서 육성된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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