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정문 열어 매장 열기 식히고 가스식 냉방기 도입
-패션 매장 조도 낮춰 절전ㆍ분위기 두마리 토끼 잡아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현대백화점이 여름철 절전을 위해 자연 바람과 가스, 조명을 이용한 3가지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색 아이디어를 실천하면서 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높아지고, 매장 분위기도 고급스러워지는 등 여러 부가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오전 8시 30분부터 전 출입문을 열어둔다. 백화점 영업시간은 10시30분부터 시작하는데, 2시간이나 먼저 출입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이는 밤 사이 올라간 실내온도를 이른 아침 시원한 자연바람을 이용해 낮추려는 절전 아이디어다. 출입문을 일찍 열어놔 실내온도를 1~2도 가량 낮추면, 백화점 내 온도를 낮추는 공조기 작동 시간을 15% 이상 줄일 수 있다. 공조기는 백화점 전체 전기 사용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전기 소모가 많다. 현대는 자연바람으로 공조기 사용을 줄이면 월간 전기 사용량을 최대 5~7%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호점은 올해부터 가스식 냉방기를 설치해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오후 2~4시에 활용할 예정이다. 주로 겨울에 사용이 집중되는 도시가스가 여름에는 오히려 사용이 적다는 점을 활용한 역발상 아이디어다. 천호점 관계자는 “가스식 냉방기를 사용하면 운영 비용이 5~10% 늘어 나지만, 전기 사용은 줄일 수 있다”며 “지난해보다 전기료가 18%정도 인상됐기 때문에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신촌점 영패션 전문관인 유플렉스는 이달부터 고객동선에 다른 조명 밝기를 10~20% 낮췄다. 일부 조명은 제거하기도 했다. 단, 상품 조명은 그대로 유지해 매장에서 상품이 더욱 돋보인다. 이는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것으로, 조명으로 인한 열 발생을 줄여 자연히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현대의 절전 아이디어는 매장 분위기를 변화시키거나 고객 인식을 재고시키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른 시간에 출입문을 열어둔 것을 본 고객들을 상대로 절전운동이라고 설명할 때마다 절전 취지에 공감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또 조명을 어둡게 한 매장은 오히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 고객들이 상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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