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설비 효율화 통해 1165억원 들여 생산능력 1만t↑
폴리실리콘 제조원가 ㎏당 2달러↓ 예상…‘1석2조’ 효과
日마쓰시타 창업주가 저서에서 밝힌 경영이념과도 부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태양광 산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투자를 미뤄왔던 OCI(010060)가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태양광 전지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 설비를 증설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아직 불황이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고 판단한 OCI 경영진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일본 굴지의 기업 마쓰시타의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저서 ‘위기를 기회로’에서 밝힌 경영 원칙이기도 하다.
14일 OCI에 따르면 전북 군산에 위치한 폴리실리콘 생산 1ㆍ2ㆍ3 공장은 내년 8월까지 디보틀네킹(debottleneckingㆍ설비 효율화) 작업을 통해 생산능력이 1만t 추가된다. 이를 위해 OCI는 1165억원를 투자한다.
이에 대해 OCI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당 폴리실리콘 가격이 23달러 정도까지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며 “내년에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태양광 관련 수요가 조금 늘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 번 밀어붙여보자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위기를 기회로’에서 마쓰시타 창업주는 “중요한 것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되더라도 항상 최선책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주변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며 “그러므로 리더는 결코 소극적이거나 비판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불황을 타개하는 리더의 조건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경영진 중 상당수가 이 책을 읽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 OCI 측의 전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OCI는 ‘우회법’을 선택했다. 지난달 1조6000억원 규모의 4공장과 1조8000억원 규모의 5공장 투자를 잠정연기한 바 있는 OCI는 대신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존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제조 원가도 낮추는 ‘1석2조’ 효과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제조원가가 kg당 2달러 정도 낮아질 것으로 OCI는 기대하고 있다.
증설이 되면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5만2000t까지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회사가 증설하지 않는다면 OCI는 생산능력이 세계 2위기 돼, 중국 GCL과 함께 ‘빅2 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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