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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보, 마구잡이 스카웃 경쟁 도 넘었다...영업조직 통째 영입, 부지점장급 10억원 제시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일부 외국계 생명보험사 간 인력 스카웃 경쟁이 최근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A생명이 마구잡이식으로 타사 설계사들을 대거 스카웃하면서다. A생명에 영업조직을 대거 빼앗긴 M사는 금융당국에 부당모집 등 모집질서 문란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 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14일 금융당국 및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계생명보험사인 A생명은 매각이 진행중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I생명 청주 소재 모 지점을 통째로 스카웃해 과당경쟁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또 다른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M생명의 영업조직을 빼내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A생명이 영입한 I생명의 영업조직규모는 지방에서만 100여명이 넘고, 서울지역내에서는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생명은 영업조직내 동요가 일어나면서 설계사 이탈 예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M생명의 경우도 마찬가지. 최근 자사 고능률 설계사들이 대거 A생명으로 영입되면서 설계사 조직이 위축되자, 아예 다채널 판매전략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 외국계 생명보험사 영업담당 임원은 “A생명이 전방위적으로 설계사 스카웃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단순한 영업인력 영입에 그치지 않고 인수합병(M&A)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A생명의 모 그룹은 I생명의 아시아지역 보험부문 인수 작업에 착수한 상태며, I생명의 국내법인도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그 근거로 A생명이 내세운 영입조건을 꼽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I사의 부지점장급만해도 1년간 기본급에 성과급까지 합치면 약 10억원이 넘는다.

외국계 생보사 한 임원은 “A생명의 영업실적이 금융위기 이후 현격히 줄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능률 설계사를 영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지점을 통재로 영입하는 등의 행위는 상도에 어긋난 것으로,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금융당국에 부당모집 등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지난 2월 뉴욕생명을 인수한 C생명도 타사 보험설계사들을 영입할 할 경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하는 등 대대적인 리쿠르팅 시책을 전개하고 있다. C생명은 보험설계사 2명 내지 3명을 스카웃하면 중간관리자급인 세일즈 매니저(SM)로 승진시키는 한편 신규로 발탁된 SM에게는 매월 400만원의 별도 지원금을 1년간 제공키로 했다.

또 SM 산하에 있는 설계사의 한달 실적(월납초회보험료)이 70만원을 넘을 경우 6개월간 매월 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현대라이프생명도 영업조직 영입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 생보사들은 집안 단속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사 및 직업을 옮기는 것을 두고 규제할 순 없다”면서도 “모집질서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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