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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1847개 공원, 시민 품으로 돌아오나?
[헤럴드경제= 이태형 기자] 12일 새벽 5시 40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거리 영천시장 인근 소규모 공원. 술자리가 마련됐다. 막걸리 3~4병에 안주로는 과자부스러기가 전부이지만, 노숙인으로 보이는 3~4명의 남성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당연히 출근길에 오른 남녀 직장인들은 물론 새벽 장사를 나가는 시민들은 이들을 피해 도로를 걷거나, 눈길 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자칫 눈이라도 마주치면 시비가 붙어 곤혹을 치룬다는 게 한 시민의 말이다.

하절기 노숙인들의 술자리, 학교 폭력의 온상, 주취(酒醉)자들의 소란 장소, 비행 청소년들의 갈취, 폭력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서울 시내 공원의 현주소다.

서울경찰이 서울시에 있는 총 1847개의 공원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실제 서울 서대문 창천근린공원에서는 지난 5월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크고 작은 강력범죄가 서울에 있는 공원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용 경찰청장과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은 최근 청와대 업무보고 때 이명박 대통령에게 서울에 있는 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은 오는 14일 확대간부회의 때 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서울 30여개 경찰서에 지침을 하달할 계획이다.

실행 방안에는 공원 주변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각종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계획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에 있는 공원은 시민들이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 되지 못했다”며 “최근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고 폭력을 행사하는 주폭 관련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서울에 있는 1800여개의 공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경찰이 앞장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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