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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도, 금융도, 애플도 직접… 차분하지만 더 넓어진 이재용 사장의 행보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발소리는 나지막해졌지만, 보폭은 더 넓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조용하지만 더 넓어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애플과의 소송전에 전진배치되고, 전기차 관련 사업을 위해 해외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데 이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와의 면담에도 참석하는 등 국경을 넘는 행보다. 그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삼성카드에 특별 업무보고를 지시하는 등 금융계열사들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외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1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최지성 신임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과 함께 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의 중국 사업 현황과 반도체 및 LCD 등 첨단 산업 분야의 투자확대와 중서부 지역 진출 방안 등이 이자리에서 논의 됐다. 

최 실장이 선두에 서는 모양새였지만, 사실상 회동의 중심에는 이 사장이 있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해외의 굵직굵직한 미팅에 연이어 직접 나서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와 단독 회동을 하고 삼성 부품의 최고 고객인 애플의 부품 추가 공급을 성사시킨 데 이어 자동차용 전자부품 사업을 위해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 CEO를 모두 만나는 등 의미있는 행보다.

해외 일정이 빡빡하지만 이 사장의 손길은 국내에서도 더 세심해지고 있다. 금융계열사들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13일 삼성그룹내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삼성카드에 이달 중 특별 업무보고를 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경영 현안은 물론 경영혁신 방안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업무보고를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카드외에 다른 금융계열사에도 업무보고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특히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함상 삼성전자의 사장인 이 사장이 삼성카드를 직접 챙기고 나선 데는 이건희 회장의 ‘금융 부문의 일류화와 세계화’라는 특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융계열사의 선진화가 최대 과제인 상황임에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아 이 사장이 직접 나서게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 보험과 증권ㆍ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 분야에서는 삼성이 1등을 달리고 있음에도, 삼성카드만은 유독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현대카드ㆍ국민카드 등과 2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지만 확실히 앞서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업무보고를 “상반기 가장 중요한 일정이라 할 수 있는 25~27일의 삼성전자 글로벌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이와는 별도로 삼성카드를 비롯한 금융계열사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 사장이 ‘광폭 행보’에 돌입했다는 시각이 뒤따르면서 삼성의 후계경영과 관련해 시선은 더욱 집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 사장이 언론이나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빈도는 현저하게 낮아졌지만, 전 세계와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본인의 영향력과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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