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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레스토랑…유럽식 광장문화 들여놓겠다”
공공성·수익성 동시 강화…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부대사업 정비차원 조직개편…본부장급 ‘고객서비스 사업단’ 신설
“공연의 질만큼 서비스 사업 중요…유럽 공연장도 식음료 사업 병행”
티켓할인·저소득층 예술교육 지원 등…공공예술공간 역할도 강화


예술의전당은 얼마 전, 분수대 앞 야외광장과 계단에 빼곡하게 설치했던 10여개의 천막을 치웠다. 각종 식음료를 판매하던 천막들이다. 음악분수를 감상하며 시민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쉼터가 먹을거리장터처럼 변한 데 대해 분노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를 두고 공공예술공간이 지나치게 수익사업에 치중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취임 두 달을 맞아 지난 2일 본지 기자와 만난 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예술의전당이 앞으로 수익사업을 강화하는 건 변함없는 경영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모 사장은 조만간 부대사업 정비차원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본부장급의 가칭 ‘고객 서비스 사업단’을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전문 컨설팅사를 통해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말 컨설팅이 마무리되면 각종 부대사업들을 효율화하면서 서비스 공간은 보다 고객 중심형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그는 관객에 대한 부대시설 서비스도 공연의 질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모 사장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는 조직과 전통적인 공공성이 강조되는 조직으로 부서를 구분해 각종 부대시설들의 비용절감과 수익성 강화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의전당을 방문하는 내방객들이 유럽의 광장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바꿔나갈 방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모 사장은 “서비스 사업은 공연의 질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의 유수의 공연장들도 제일 전망 좋은 위치에 카페와 레스토랑 등 식음료 사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대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생길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예술의전당의 경영구조상 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전체 예산 중 예술의전당의 공적자금 지원분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를 대관사업 및 기획공연, 부대사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 80% 중 티켓, 식음료, 주차장 부대수입, 아카데미 교육, 임대 수입 등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민간 지원자금이다. 공적자금과 민간지원자금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복합 문화공간인 만큼 공공성 강화는 예술의전당의 기본적인 임무다. 공연티켓값을 40~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싹틔우미 제도를 종래 19세에서 24세로 연령을 확대한 게 그 하나. 향후 잠재적 고객이 될 청소년층에 대한 일종의 투자다. 현재는 3500명 정도가 회원이지만 대학생 수요를 포함하면 1만5000명까지 회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예술교육도 지원한다. 1200명의 미술영재아카데미 재학생 중 10%인 저소득층 120명에게 무료 교육의 기회를 줄 계획이다. 남은 객석을 소외계층에 오픈하는 객석기부도 올해는 1만10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모 사장은 “관내에 저소득층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 지역 사회복지사”라며 이들을 잘 이용해 지원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행정전문가로서 공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모 사장의 포부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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