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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요리를 연주하고, 음악을 요리하고…
제라드 모지니악 노보텔앰배서더강남 총주방장
‘롤링 스톤스’ 전속 요리사 인연
10년간 프로 음악인 길 걷기도


“한국에서 함께한 밴드를 프랑스로 초청해 같이 무대에 오르고 싶다.”

‘록음악을 사랑하는 셰프’로 잘 알려진 제라드 모지니악(66ㆍ프랑스·사진) 노보텔앰배서더강남 총주방장은 지난 1년6개월여 한국 생활에 대해 그가 평생을 함께해온 요리와 음악이 새로운 무대를 만나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요리와 음악은 내 삶이다. 둘 모두를 사랑하고 열정을 갖고 있다”는 모지니악 씨는 실제로 요리와 음악 모두에서 실력을 뽐냈다. 그가 만든 음식은 섬세하면서도 깊은맛을 자랑했다. 틈틈이 작곡을 하고 무대에 서는 것 역시 그에겐 중요했다. 지난해엔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열린 록 페스티벌에 나가 5000여 관객을 열광시켰다. 최근에도 ‘H.B.C(해방촌) MAY FESTIVAL’에 한국 밴드와 함께 무대에 설 정도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60대임에도 활기찬 목소리를 자랑하는 그는 “무대에만 오르면 20대가 된다. 음악은 요리에 활력을 주고, 요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10년 11월부터 노보텔앰배서더에서 총주방장으로 근무한 모지니악씨는 열네 살 때 TV 요리 프로그램에 푹 빠진 할머니의 권유로 요리를 시작, 10대 후반에 이미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록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는 더욱 특별하다. 모지니악 씨는 막 연수를 끝낸 초보 요리사였던 20대 초반, 어머니 친구의 집에 세들어 살던 세계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의 전속 요리사가 되면서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영국 음악인들은 정부와 세금 문제로 마찰을 겪자 대거 프랑스 남부 지방으로 옮겨왔다. 모지니악 씨는 믹 재거를 비롯한 롤링스톤스 멤버는 물론, 존 레넌 등 당시 유명 뮤지션을 매일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을 사랑한 20대의 젊은 요리사에겐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모지니악 씨는 결국 1971년 요리사 생활을 접고 10년간 프로 음악인의 길을 걷는다. 25세 되던 때 기어이 영국에서 자신의 밴드 ‘Gino and the Shark’의 이름으로 라이브 음반까지 냈다. 밴드 이름은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Westside Story)’에 나오는 ‘치노(Chino)’를 프랑스식으로 바꿔 붙인 것이다.

본업인 요리 실력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1980년대 영국 런던에 직접 차린 레스토랑은 미슐랭 원스타 등급을 받았다. 이후 1992년 프랑스 호텔그룹 아코르(Accor)의 일원이 돼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베테랑 셰프의 경력을 쌓았다.

모지니악 씨는 오는 8월 말 프랑스로 돌아간다. 총주방장에서도 은퇴하지만 컨설턴트로 요리 사랑을 이어갈 생각이다. 음악 역시 동행할 친구다. 그는 “한국에 돌아올 기회가 있다면 꼭 돌아올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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