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부담에 적용 시기 연기
이 달부터 성수기 할증요금(PSS;Peak Season Surcharge)을 적용하기로 했던 국내 해운업계가 결국 적용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아직 PSS를 제때 적용하는 것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업계의 판단에서다.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아시아~유럽 노선에 대해 PSS를 적용하려고 했던 한진해운은 적용시기를 16일로 늦추기로 했다. 현대상선 역시 같은 구간에 대해 PSS를 15일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아시아~유럽 노선에 대해 PSS 적용 시기를 늦춘 것은 바로 글로벌 선두 해운업체인 머스크와 하팍 로이드가 아시아~유럽 항로에 대한 PSS 부과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머스크사의 경우 1일부터 이 항로에 대한 운임을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50달러씩 올리려고 했지만, 이를 15일 이후로 미뤘다. 하팍 로이드도 TEU당 400달러의 인상계획을 18일 이후로 연기했다.
이처럼 글로벌 해운사들이 PSS 적용을 미룬 것은 최근 아시아~유럽 항로의 물동량이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로이드사에 따르면, 최근 이 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예년에 비해 약 3%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사들이 PSS 적용을 미루자 국내 선사들도 화물주들에게 PSS 적용을 강요하기 힘들어졌다. 해운업계의 특성상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업체들의 가격 동향에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해운업체들도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최근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임이 약세를 보이는데다 지난 3~5월에 걸쳐 시행한 GRI(General Rate Increase;기본운임인상)로 PSS 적용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았다. 이에 글로벌 업체들의 PSS 적용 연기 움직임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한편 10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아시아~미주노선의 PSS는 업체마다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유럽 노선의 PSS 적용이 미뤄진만큼 미주 노선만큼은 일정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인상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PSS 적용시기는 다소 연기가 됐지만, 소석률(컨테이너 적재비율)이 90%에 이르는 만큼 운임인상 폭은 계획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