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동산중개업자와 국토부장관이 저녁 먹으면서 주고 받은 말은?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거래가 안 되니까 부동산 (중개)하시는 분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요. 서울 강남은 5.10 대책 이후로 실망감에 시세가 더 떨어졌어요.”

지난 5.10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 이후 동향 파악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진땀을 뺐다. 지난 7일 저녁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권 장관을 비롯한 주택정책 담당자들과 신용철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등 서울 각지 공인중개사들이 가진 간담회 자리에선 줄곧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하소연들이 이어졌다.

권 장관이 최근의 통계치를 근거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냐고 운을 뗐지만 이날 모인 중개업자들은 손사래를 쳤다. 이종술 서울 송파구 지회장은 “(거래가) 연초보다 나은 건 보면 안되고 지난해의 반밖에 안된다는 걸 봐야한다”며 “작년에도 경기가 안좋은 편이었는데 그보다 심한 것 같다”며 통계와 체감지수의 차이를 꼬집었다.

5.10 대책이 시장을 부양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최현진 강남구 지회장은 “개포(강남)에서 큰 기침이 안 나면 다른 데는 움직이지 않는데, 재건축 얘기도 없고 도리어 대책 발표 이후에 더 떨어졌다”며 “대책 발표날까지는 기대 심리가 있었는데 발표날부터 (부동산 거래 문의)전화가 딱 끊겼다”고 말했다. 대책 내용이 미흡한 탓에 정부가 시장을 더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였다. 이 같은 인색한 평가에 권 장관은 “대책 발표 전에 바람이 셌기 때문에 약하다고 그러는 건 아닌가”라면서도 “발표하지 말 걸 그랬다”고 어색한 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부분 완화됐다는 사실엔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특단의 조치가 없이 어떠한 부동산 대책이 나와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종술 지회장은 “거래세가 줄어 지방세수가 줄었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거래세를 없애서라도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했던)스페인이나 일본처럼 된다면 마약이 아니라 어떤 처방을 내려도 안된다. 양도세 등도 내려서 거래를 활성화해야 외양간 고치는 시기를 당겨 연착륙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토부는 이날 청취한 애로ㆍ건의사항을 향후 주택정책 수립시 참고할 계획이다.

kgu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