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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희의 가요 올킬> 정규앨범 맛보기 선공개…오히려 음반시장 망친다
온라인 음원시장이 오프라인 음반시장을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가요계에 새롭게 등장한 문화가 ‘디지털 싱글’이다. 1곡씩 싱글로 발표하게 되면서 그만큼 가수들의 신곡 발표 기간도 단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다고 해서 정규 음반이 가요계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많은 가수들과 기획사들이 보통 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정규 음반 제작을 꺼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정기적으로 꾸준히 정규 음반을 발표하는 가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정규 음반 발매 방식에서도 온라인 시대를 맞아 변화된 부분이 있다. 바로 ‘선공개’ 전략이다. ‘선공개’는 정규 음반 발매에 앞서 보통 1주일 전에 미리 수록곡 중 1곡을 디지털 싱글 형태로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정규 음반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뿐만 아니라 가능한 정규 음반의 수록곡을 많이 대중에게 알리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의도를 벗어나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정규 음반의 ‘타이틀곡’을 띄우기 위해 먼저 공개된 ‘선공개곡’이 오히려 ‘타이틀곡’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리는 사례를 빈번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가수는 리쌍. 리쌍은 지난해 정규 7집 발매 당시, 타이틀곡인 ‘너란 놈은 답은 너다’ 공개에 앞서 수록곡 ‘TV를 껐네’를 선공개했지만 결국 ‘TV를 껐네’가 훨씬 더 높은 음원 판매 수익을 거둔 바 있다.

1년 후 리쌍은 최근 정규 8집 발매에 앞서 또 선공개곡인 ‘겸손은 힘들어’를 ‘섬데이(Someday)’보다 먼저 공개했지만 그 결과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였다.

가수 백지영과 박진영의 경우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백지영도 최근 미니앨범 발매에 앞서 선공개곡인 ‘목소리’를 1주일 먼저 공개했다. ‘목소리’는 각종 음원차트를 ‘올킬’하면서 최고 인기 음원으로 떠올랐고, 결국 앨범의 타이틀곡인 ‘굿보이(Good Boy)’마저 밀어내는 결과를 보였다. 가수 박진영 역시 타이틀곡인 ‘너뿐이야’보다 선공개곡인 ‘다른 사람 품에 안겨서’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선공개가 오히려 본 앨범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자 가요계에서는 선공개에 대한 회의를 보이고 있다. 또 동시에 여러곡을 선공개하거나 2~3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하는 ‘다중 타이틀곡’ 전략으로 수정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 역시 꼼수에 불과하다. 요즘처럼 음악의 퀄리티보다 가수의 인지도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음악시장에서 선공개나 더블타이틀 같은 전략은 시장을 어지럽힐 뿐이다.

꼼수보다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공을 들인 정규 음반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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