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 시작을 알린 ‘닥터진’은 ‘타임슬립’이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소재,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퓨전사극에서만 볼수 있는 새로운 역사적 해석 등이 어우러지면서 극적 재미를 더하고 있다.
‘닥터진’은 현대사회의 명의인 주인공 진혁(송승헌)이 갑작스럽게 시간여행을 경험하면서 이른바 ‘타임슬립’ 설정을 차용한 작품이다. 2012년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사가 1860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로서 고군분투하게 되는 내용이 담겨진 ‘닥터진’은 1~2회 빠른 전개로 팬들의 시선을 모으더니 3~4회는 배우들의 호연과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모든 층에 어필하게 시작했다.
첫 회에서 진혁은 정체불명의 환자와 마주하고 타임슬립을 경험했다. 영문도 모른 채 조선시대로 떨어지게 된 그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지만, 의사라는 소명의식으로 아픈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급기야 수술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뇌수술을 진행하기에 이르고, 이후 그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당시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선보이며 드라마를 드라마틱하게 몰고 간다.
이 과정에서 판타지가 가미된 다양한 설정들은 기존 일본의 원작과는 다른 한국적 소재들이 메꿔가고 있다. 원시적인 도구인 망치와 송곳 등으로 머리를 열고, 무사히 수술까지 마친다. 또 도저히 살릴수 없는 환자들을 상상할수 없는 기교와 해법으로 완치함으로써 극적 상황에 눈길을 돌리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 이 같은 환타지한 설정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또 한번 업그레이드 됐다.
6월 3일 방송에서 진혁으로 분한 송승헌이 펼친 섬세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송승헌은 ‘역병’이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언성을 높이고, 고난이도의 수술을 집도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와함께 역병이 도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영래(박민영)를 보고 한동안 멍한 상태가 된 그의 감정연기는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송승헌의 애절한 눈빛과 내면 연기는 진혁이란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배역에 녹아든 호연은 비단 송승헌 뿐만 아니다. 진혁을 돕고 있는 영래 또한 한결 성숙해진 연기력을 펼치며, ‘연기하기 힘들다’는 사극연기를 무난히 펼쳐나가고 있다. 김재중 또한 안정된 톤으로 대사를 이끌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영래의 정혼자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애틋한 눈빛과 동시에 진혁을 살해하려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극에 몰입을 배가 시켰다.
여기에 이범수의 능청스런 연기도 재미를 높이는데 한몫 한다. 이 드라마에서 ‘조선시대 대표 풍운아’로 표현되는 이하응 역을 맡은 그는 소탈하게 웃고, 떠들다가, 한편으로 울분을 터뜨리며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이렇듯 ‘닥터진’은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구성에다, 배우들의 호연까지 곁들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황용희 이슈팀기자 h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