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암정수장 소독약품 설비교체 연내 시범운영
서울시 수돗물 음용률 높이기 본격화
수돗물이 ‘먹는 샘물’을 대체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마실 때 불쾌감을 주는 염소냄새를 없앤 수돗물이 곧 공급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낮은 수돗물(아리수) 음용률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염소냄새를 없애기 위해 소독약품을 교체하고, 일부 정수장에 설비를 갖춰 올해부터 냄새 없는 수돗물 공급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원천적인 염소냄새 제거에 나서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빠르면 2014년 말부터 서울 전역에 소독약 냄새가 안 나는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9일 “정수장 후염소 과정의 소독성분을 염소 대신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이나 혼합산화제(MIOX)로 대체해 염소 냄새 안 나는 수돗물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송파구 전역과 강동구 일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광암정수장에 올해 안에 30여억원을 들여 관련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전염소, 중염소, 후염소 세 단계의 소독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돗물에서 나는 냄새는 후염소 단계에서 넣은 염소에 의해 발생한다. 염소를 대신하게 될 차아염소산나트륨과 혼합산화제는 소금물 전기분해와 pH 조정을 통해 얻어지는 성분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최동윤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실험을 통해 후염소 과정에서 두 성분을 각 0.5~0.6㎎/ℓ씩 넣고 실험한 결과 염소냄새를 전혀 냄새를 맡지 못했다”며 “성분 교체 시 아리수의 염소 농도는 페트병 아리수 수준인 0.2㎎/ℓ 이하로 낮아져 일반인은 염소냄새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수돗물의 염소 농도는 0.1~0.4㎎/ℓ로 법에 따라 염소 농도는 0.1㎎/ℓ 이상이어야 한다.
서울시는 올해 7~8월 중 자문회의를 거쳐 두 물질 중 한 가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올해 안에 광암정수장을 시범운영한 뒤 2014년까지 나머지 5개 정수장에 해당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52.8%(2011년)였던 수돗물의 직ㆍ간접 음용률을 2014년까지 6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염소냄새는 수돗물에 불신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서울시는 수돗물 개선을 위해 현재까지 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염소냄새를 잡지 못해 시민들에게 외면당했다. 안전성이 담보됐지만 지난해 수돗물을 직접 먹는(직접음용률) 서울 시민은 3%에 불과했다. 수돗물을 끓여먹는 간접음용률을 합해도 5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