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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수 감독 “시나리오대로 다 맞아떨어졌는데, 끝이 좀..”(인터뷰②)
(1편에 이어 계속)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건배 제의를 하는 임상수 감독의 모습이 유독 안타까워 보였다. 그에게서 ‘돈의 맛’이 칸 심사 위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비극은 동양사회나 날카롭지 못한 사람들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한국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에 있다고 봐요. 서양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보통사람들이나 이해하겠죠. 극중 철(온주완 분)의 대사도 국내에서는 특정 대기업을 떠올리며 관객들이 긴장감을 가질 수 있고, 윤회장(백윤식 분)의 대사에서도 고(故) 장자연 사건을 떠올리며 긴장이 되야하는데 서양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어제 보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나와 호흡할 대중을 위해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내가 티에리 프레모(칸 영화제 집행위원장)를 위해 만드는 것은 아니잖아요.”

또 그는 ‘돈의 맛’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하며 수상까지 어려웠을 거란 심경도 전했다.

“원래 기술시사회 때 보고 제 영화를 다시 잘 안봐요. 그래도 이번엔 처음으로 외국 관객과 보기 때문에 다시 봤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 정도 작품이 황금종려상을 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저도 사람인지라 욕심이 나더라고요. 이제껏 황금종려상을 탔던 작품들이 나를 만족시킨 적이 없었으니 운이 좋으면 타지 않을까 싶었죠. 윤여정과 김강우의 정사신 뒷 부분은 훌륭한데, 앞부분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탁월한 선택은 아니었단 마음이에요.”

임상수 감독은 이어 당초 ‘돈의 맛’에 대해 계획했던 바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영화(돈의 맛)의 처음 시초부터 여러 가지 계획과 목표가 있었는데, 폐막 전날까지 다 맞아떨어졌어요. 근데 마지막 하나만(수상하지 못한 것) 계획에서 벗어난 것이죠. 당초 칸(영화제) 발표되기 전에 베니스(영화제)쪽에서도 영화를 보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그쪽에선 시간적인 것 다 고려해줄테니 ‘오기만 해 달라’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배급사 대표와 마지막까지 회의하면서 작전을 짰던 것이 ‘칸 본선은 가지 못해도 주목할 만한 시선으로 가자’였고, 경쟁부문에 진출, 마지막에 자잘한 것 하나 타자는게 시나리오였는데 이 정도면 훌륭하게 잘 왔다고 생각해요.”

애써 미소 짓는 그이지만 그래도 수상 불발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외국기자들에게 늘 이야기해요 ‘이런 식으로 영화를 계속 만들면 황금종려상 수상할 것 같다’ 물론, 잘난 척 한다고 생각하겠지만..이번엔 못탔어도 언젠가 저도 꼭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다만 칸 효과란 게 있어야 다음 작품을 만드는 데 수월한 게 있으니 그건 좀 아쉽죠. 전 한국에서 사랑받고 싶어요. 고향에서 사랑을 못 받으니 서러움과 복수심 같은 게 있어서 해외에서 상 받고 돌아가면 알아 주려나 그런 심정이요.”

(3편으로 이어집니다.)

칸=프랑스 최준용 이슈팀기자/enst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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