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윤진, “칸의 레드카펫은 전쟁”
〔칸=이형석 기자〕“주연배우들에 앞서 바로 제가 입장해야 됐거든요. 그런데 어떤 외국의 영화제작자 분이 중간에 끼어들어 저를 확 밀치더라구요. 중간에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야 하는데, 밀칠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버텼습니다. 레드카펫이 전쟁이었죠.”

배우 김윤진이 칸국제영화제 공식파트너 기업인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파리의 모델 자격으로 지난 27일 폐막한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았다.

폐막 직전 칸 해안가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인 마르티네즈에서 만난 김윤진은 “영화배우니까 작품 초청으로 방문하게 될 줄 알았지 모델로서 레드카펫을 밟을 줄은 몰랐다”며 “처음 칸영화제에 왔는데 정말 화려하다, 골든 글로브나 에미상 레드카펫은 굉장히 긴데 여기(그랑 뤼미에르 극장)는 짧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지난 25일과 27일 2차례에 걸쳐 공식상영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윤진은 최근 미국 ABC의 드라마시리즈 ‘미스트리스’의 촬영을 시작했다. 방영은 7월초로 예정됐다. 미국 드라마 시리즈는 ‘로스트’에 이어 두번째다.

“‘로스트’ 때는 첫번째 드라마이다 보니 미국에선 완전히 신인이었죠. 제 이름도 미국 사람들이 부르기 쉬운 발음은 아니라 현지 스탭들이 저를 제대로 부르기까지 한달이나 걸렸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첫 촬영일부터 제 이름을 완벽하게 외워서 불러주더군요.”

그만큼 미국 방송연예계에서 김윤진의 위상이나 인지도가 커졌다는 말이다. 출연진에서의 서열도 몇 단계 격상됐다. 말하자면 넘버 6에서 넘버2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작품에선 주요 주인공이 여성 4명이에요. 콜시트(연기, 카메라, 조명 등 다음 촬영 작업의 개요를 적은 종이)엔 편의를 위해 배우 이름마다 옆에 번호를 적습니다. 제가 ‘로스트’에선 6번이었는데, 이번에 2번이에요.”

할리우드 스타 알리사 밀라노 바로 다음 순번이다. ‘미스트리스’는 30대에 접어든 대학시절 친구들이 남편의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 겪는 사랑과 우정을 담은 작품으로 영국 BBC의 원작을 리메이크했다.

“저는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역할을 맡았습니다. 환자와 사랑에 빠졌는데, 진료를 시작하자마자 상대가 죽게 됩니다. 장례식장에서 사랑했던 남자의 아들을 만나고 그와 피할 수 없는 사랑에 빠져요. 우리로 치자면 고급 막장 드라마인 셈이죠. ‘위기의 주부들’도 연상되는 작품이에요.”

김윤진은 4번에 걸친 치열한 오디션 끝에 ‘미스트리스’의 주연을 맡게 됐다. 4번째의 최종 오디션에선 백인 여배우 4명과 히스패닉계 1명, 그리고 김윤진이 막판까지 같은 배역을 두고 경쟁을 했다. ‘로스트’에선 아예 한국계 여성을 연기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김윤진이 맡은 인물은 애초부터 아시아계로 설정된 것이 아니었다. 김윤진이 아시아 배우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출연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영화로는 강풀 만화 원작의 ‘이웃사람’이 차기작이다. 이미 촬영을 거의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천호진, 임하룡, 마동석, 김성균, 장영남 등 다양한 배우가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김윤진은 “한 조각씩 모으면 큰 그림이 완성되는 퀼트같은 영화, 최근엔 앙상블이 빛나는 영화가 좋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칸 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제인 폰다같이 나이가 들어도 젊은 스타들과 어색함없이 함께 할 수 있고, 후배들을 배려할 수 있는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인 폰다는 로레알파리의 세계 홍보대사를 맡아 수년째 칸국제영화제에 공식초청돼 왔으며 3년째 한국 모델로서 활동중인 김윤진은 올해 처음으로 칸의 초청장을 받았다.

/suk@heraldcorp.com

[사진제공=로레알파리]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