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는 폭력에 대한 일관된 관심에서 벗어나 삶과 사랑, 죽음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조르주와 안은 평생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 배려로 살아온 80대의 중산층 노부부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아내인 안이 의식과 기억을 잃는 이상증세를 보이게 되고 그렇게 시작된 병은 그녀의 몸과 정신은 서서히 갉아먹는다. 무너져 가는 아내의 육체와 정신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남편 조르주.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과 망각의 저주 속에서 남편과 자식의 삶에 짐이 돼 가며 고통스러운 삶을 빨리 끝내고픈 안. 과연 두 노부부는 마지막까지 삶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을까. 화면과 음악, 대사는 엄격하고 아름답게 조율됐고, 절제된 이야기는 객석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가다가 극적인 결말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남과 여’의 남자주인공으로 유명한 노장배우 장 루이 트랭티냥과 안 역의 알렉상드르 사로드 연기는 우아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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