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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용의 칸 통신]“115분 간 웃음보”..임상수色 코미디 백인들 가슴에 ‘돌직구’
임상수식 블랙코미디가 칸에 모인 세계인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며 수상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돈의 맛’은 폐막 하루 전인 5월 2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가졌다.

‘돈의 맛’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22편 중 폐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3천여 관객은 영화 상영 내내 웃음과 호응으로 영화를 즐겼다.

임상수식 블랙코미디가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특히 관객들에게 제일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배우는 단연 윤여정과 김강우였다.

관객들은 이날 극중 백금옥(윤여정 분)이 영작(김강우 분)의 옷을 벗기고 탐하는 장면이 나오자 웃음이 터졌다. 이어 김강우와 윤여정의 정사신과 뒤이어 등장하는 영작의 욕조신, 치욕을 씻고자 사표를 던지겠다는 영작과 ‘원나잇 스탠드’를 언급하는 윤여정의 대화 등에서 크게 호응했다.

더불어 우스운 동작을 취하는 온주완에게 형편없이 얻어맞는 김강우의 모습과 나미(김효진 분)와 영작(김강우 분)의 비행기 정사신 등에서도 연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밖에도 관객들은 영화의 다양한 곳에 배치된 임상수식 블랙코미디에 대해 매우 즐거워했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영화에 대한 현지 반응은 “완벽 그 자체”였다. 관객들은 영화상영이 끝난 뒤 약 3분여간 박수를 보냈고, 장내에 불이 켜진 뒤에도 7분여간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영화에 대해 영국 40대 여성 관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완벽 그 자체였다. 임상수 감독 특유의 연출력과 윤여정 백윤식 등 중년 배우들의 열연이 눈부셨다.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엔딩신도 좋았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프랑스 30대 남성 관객은 또 “돈에 숨겨진 또 다른 이면과 상류층에 대한 조롱과 풍자를 보이려 한 것 같다. 특히 윤여정과 김강우의 베드신은 재미있으면서도 강렬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상수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세계 언론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 속 부정부패와 썩은 권력이 한국에만 국한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세계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식민지 시대가 끝났다곤 하지만 영토적인 문제만 그럴 뿐 경제적인 식민지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칸에 있는 백인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주 우아하게 폭력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백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그 삶의 바탕에 고통받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이주민들. 그 고통을 너무나 오랫동안 외면했던 것이 테러리즘으로 나온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떤가”라며 “한국이란 극동에 조그만 나라에서 온 감독이 영화 좀 잘찍었다고 귀엽게 보지말라. 이제부터 백인들을 공격하는 영화를 찍을 것이다. 한국 재벌들은 이제 재미없고, 백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힘있게 경고한 바 있다.

날카롭고 거침없는 그의 화법에 기자회견장에 운집한 해외 언론 및 영화제 관계자들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돈의 맛’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22편의 영화 중 가장 마지막이자 폐막식 전날에 상영됐으며, 현지 관객들은 웃긴 임상수식 블랙코미디가 수상에 어떤 결과로 미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칸(프랑스)=최준용 이슈팀기자 /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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