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준용의 칸 통신]임상수 감독 “韓은 좁다! 백인 공격할 터” 웃음 속 감춰진 칼
활짝 웃는 미소 뒤에는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날카로운 화살처럼 가슴 속 깊이 박혔다. 임상수 감독은 여전했다.

임상수 감독은 5월 26일 오후 12시 30분께(현지시각) 칸 국제영화제 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세계 언론과 공식 기자회견에 주연배우 백윤식 윤여정 김강우 김효진 등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이날 시종일관 여유로운 미소와 위트 있는 행동으로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언론 앞에서도 그는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임 감독은 특히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는 특정 기업에 대한 언급과 재벌에 대해 느낀 점들을 속시원하게 털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돈의 맛’을 제작하면서 재벌의 압력을 받아 힘들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투자를 받기 어려웠던 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투자를 받아서 영화를 찍었다. 나는 누구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내식대로 하는 그런 사람이며, 그런 것이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재벌 입장에서 나의 비판적인 태도가 웽웽거리는 모기 같다고 생각할지로도 그런 것을 넓게 포용할 수 있는 생각들을 가져야 한다고 느낀다. 이 영화를 결국 완성시킨 건 그런 포용력의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또 임 감독은 “이 영화 속 부정부패와 썩은 권력이 한국에만 국한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세계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식민지 시대가 끝났다곤 하지만 영토적인 문제만 그럴 뿐 경제적인 식민지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칸에 있는 백인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아주 우아하게 폭력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백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그 삶의 바탕에 고통받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이주민들. 그 고통을 너무나 오랫동안 외면했던 것이 테러리즘으로 나온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떤가”라며 “한국이란 극동에 조그만 나라에서 온 감독이 영화 좀 잘찍었다고 귀엽게 보지말라. 이제부터 백인들을 공격하는 영화를 찍을 것이다. 한국 재벌들은 이제 재미없고, 백인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힘있게 경고했다.

이에 한 외신기자가 “영화를 만들려면 어차피 돈이 필요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고 질문하자 임 감독은 “우아하게 사는 백인들께서 우리나라보다 포용력이 더 있기를 바란다”고 웃으며 반문했다.

날카롭고 거침없는 그의 화법에 기자회견장에 운집한 해외 언론 및 영화제 관계자들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돈의 맛’은 2010년 칸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으로 진출한 ‘하녀’의 임상수 감독이 2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제작 초기부터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을 모아온 작품이다.

‘돈의 맛’은 돈에 지배돼 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담았으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김강우가 출연한다.

칸(프랑스)=최준용 이슈팀기자 / ent@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