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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파워부동산> 코리안 하우스 ‘한옥’ 원더풀
내·외국인 대상 숙박 및 임대사업 불황기 최고 상품 각광
멋스런 주거체험 열풍·은퇴자 투자 인기…북촌 평당 최고 5000만원대
공법·자재 현대화로 리모델링…한옥 신축 3년새 무려 62% 늘어


부동산 시장에서 퇴물(?)로 찬밥 신세이던 한옥이 불황기 최고 상품으로 떠올랐다. 외국인, 내국인 모두 환영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명품이기 때문일까. 우리 시대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김원(69) 씨는 1970년대 초 네덜란드 유학 중 충격을 받는다. 당시 건축학을 가르치던 교수가 첫 수업시간에 한옥의 온돌을 최고의 난방 시스템이라며 한국 건축문화의 우수성을 극찬했기 때문.

그렇다. 우리의 온돌(구들)은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화기(火氣)가 방 밑을 지나 방바닥 전체를 덥게 하는 난방장치다. 전도에 의한 난방 이외에 복사난방과 대류난방을 겸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사용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대청마루 역시 매력적이다. 나무 소재로 확 트인 시원한 느낌뿐만 아니라 쉼터로서도 최적이다. 천장 서까래의 나뭇결은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고답스러운 지붕과 담장은 서로 어깨를 맞대 멋스러움과 친근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지구촌 주거 유형 가운데 한옥이 유달리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류 바람이 노래와 춤에서 먹거리, 패션으로 번지더니 이제 주거문화로 옮아붙고 있다. 외국인의 한옥 체험이 최대의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국내 최고 단지인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그들로 부산하다. 가회동과 삼청동에 위치한 한옥 43채에 머무는 일일 관광객만도 500여명에 이를 정도다.

올해 종로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760만명의 방문객 가운데 40% 정도가 한옥으로 된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 것이라니, 가히 폭발적 인기라 할 수 있다. 거주자들은 대부분 유럽인 내지는 미국인들. 최근에는 아시아권 여행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서촌 한옥마을까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주 광주 등 지방권 전통한옥의 경우도 내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예약을 하지 않고는 숙박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즐기려는 내국인 웰빙족이 늘어나면서 전통한옥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따른 것.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에 질식한 반사작용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한류 바람과 함께 내외국인의 한옥 체험 열기가 가열되면서 은퇴자의 숙박 및 임대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북촌마을의 모습.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 같은 한옥의 인기는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노후 은퇴 주택으로 사용하면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숙박 및 임대업을 하려는 수요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청와대 탓에 각종 규제에 밀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3.3㎡당 3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대를 보이는 등 강남 단독주택지 가격을 웃돌 정도로 강세다. 투자지역도 가회동 원서동 안국동 일대의 북촌에서 통인동 통의동 효자동 등으로 번지고 있다.

삼청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옥 임대 사업이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며 외국인이라는 특별한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숙박임대 사업인 데다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안정적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일 숙박 대신 전ㆍ월세 거주자도 늘어나면서 방 한 칸을 임대하는 수요도 꾸준하다. 장기 여행자 등 외국인 서너 명이 한옥 한 칸씩을 빌려 월세로 거주하는 수요까지 생겨날 정도다. 현재 종로구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옥 임대, 숙박업을 하는 사이트만도 수십개에 달할 정도다. 조미정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한옥 가격이 금융위기 전과 비교하면 거의 배가량 올랐다”며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낡은 한옥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 단지에 부지를 매입해 직접 짓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공법이 개발되면서 도시형 한옥 신축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08년 5만5000채에서 지난해 말 8만9000채로, 3년 만에 무려 62% 증가했다. 특히 최근 1년간 증가세가 두드러져 연평균 1만가구 안팎 증가세를 보이던 한옥 호수는 최근 1년간 1만7000가구로 증가했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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