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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용의 칸 통신]임상수 감독 “수상은 내겐 동아줄, 뭐라도 갖고 가야지”(일문일답)
임상수 감독(50)은 지난 2010년 영화 ‘하녀’에 이어 돈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신작 ‘돈의 맛’을 통해 두 번째로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됐다.

5월 24일 오후 2시 30분께(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 마련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 파빌리온에서 마주한 임 감독은 특유의 서글서글하고 여유넘치는 미소와 자신감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취재진을 반겼다.

다음은 일문일답.

▶ 칸의 분위기는 어떤가?

친구들이 먼저 와있었는데 너무 춥고 비오니 옷 챙기고 우산 챙겨오라고 했는데 와보니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 영화 ‘하녀’에 이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번째 진출이다. 거듭된 러브콜에 대한 이유는?

영화가 좋기 때문이겠지. 내일 티에리 프레모와 점심 같이 먹기로 약속 잡혔다. 다른 감독들과 같이 만나서 이야기할 건데 그때 물어보겠다. 근데 내 영화가 막 유럽식 아트하우스 영화라고 부를 수 있는 심오하고 모호하고 관객 괴롭히는 영화하고는 반대 지점이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명확한 감독이고, 그런 영화랑 정반대다. 많은 아시아 영화들이 유럽 영화제 초청되는데 아시아 영화 중에 조금 다른 아시아 영화다.

특히 이번 경우는 심지어 서양 사람들을 공격하는 부분도 존재하고. 민지 경영을 다루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아시아 영화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

▶ 수상에 신경이 쓰이는지?

흥행도 한풀 꺾였고 여러 큰 회사에 찍혔는데 이게 동아줄이다. 올라가다 끊어질지 붙잡고 기어 올라갈지. 한국영화 두 편이 왔고 한 십년간 한국영화가 많이 왔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한국영화계가 만든 게 있다. 각본 감독 여배우도 (상을) 탔고. 황금종려상을 못 탔다. 이런 식으로 가면 탈거 같다. 운이 좋게 그게 올해일까?

▶ 이번 영화제에 영화 강국인 중국과 일본 영화는 없고 한국 영화만 초대됐다.

라인업 보면 중국 일본 영화강국인데 다 없고 홍상수 임상수 두개만 있어 얼마나 약 오르겠나.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영화계가 자부심 가질 필요 있어. 예상하는데 현지 버라이어티 중국영화 일본영화 있었는데 사이드로 밀렸다. 똘똘한 두 상수가 왔는데 뭐라도 하나 갖고 가야지.

▶ 흥행은 잘 되고 있는 것 같은가?

어차피 내 영화가 아무리 쉽게 만들려고, 유머러스하게 만들고 하려고 했다. 월급쟁이가 주영작에 동일시하게 만들었지만 보통 상업영화에 비해서 조금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 정도로 한국에 있는 대중도 만족시키고 티에리 프레모도. 영화로 잘난 사람들도 만족시키는 거 어려워. 나는 손해 안보는 지점은 넘어갔다고 보고 열심히 여기서 팔아야죠. 100만불 이상 팔린다.

800만 1000만 명 기대한다면 이런 영화 만들겠습니까. 적절한 지점에서 만족해야죠. 하지만 영화는 더 많이 봐야한다고 생각해. 한국에서 살면서 우아한 거 찾는 것 거의 없어 먹고살기 바빠서. 영화가 가장 쉬운 매체 예술이다. 다 영화 보면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영화 아닙니까. 깊이 생각해보고 안목에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찍었다. 돈도 돈이지만 많이 봐주면 좋죠. 한국 사람들이 너무 우울한 영화 좋아하는 거 같아.
이번 주말이 중요하다. 칸에 오게 된 게 우리 도와주려고 동아줄이 내려온 것이다. 썩은 동아줄이 될지 튼튼한 동아줄이 될지는 토요일이 되어봐야 알 것 같다. 


▶ 김효진과 김강우 캐스팅 이유는?

아까도 바닷가에서 힐 벗고 맨발로 바닷가 들어가고 천진난만하게 노는 모습 너무 예쁘다. ‘나 여배우야’ 하는 그런 여배우인 척 하는 거 안 하고 자기 나이에 맞는 유부녀인데 소녀적 감성도 있고 그런 모습이 평소에 나오고 연기에도 나온다. 자기가 갖고 있는 걸 하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이 여자 매력적이다 싶다. 그래서 사실은 효진 씨 나오는 장면에 클로즈업보다 풀샷을 많이 썼다. 아버지와 둘이 이야기하고 아무나 나오는 포션이 아니어서. 감정적인 장면에 멀리 풀샷을. 이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야. 김우영 촬영감독이 찍어 놓은 거 맘에 들어서 그냥 갔다. 그 그림 자체가 마음의 풍경인거 같아.

김강우 씨가 정말 연기 잘한 작품이라는데 여러 연말 시상식 때 약간 걱정은 강우 씨가 뭐라도 하나 받으면 좋겠는데 못 받을까봐. 가만히 있는 연기가 한층 더 세련된 연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받아줄 지 모르겠다.

김강우 씨 내가 볼 때 진짜 좋은 배우 같고. 한국에서 톱은 아니지만 톱이 된다고 본다. 잘생겨서 톱 되는 거 아니고 연기력으로 톱이 되는 배우다. 평생 연기할 거고. 좋은 작품 만나서 하면 중요한 상 많이 탈 배우라고 생각한다.

▶ 영화에서 온주완(윤철 역)이 애들을 만나는 장면을 멀리서 잡았다.

이혼해서 남자한테 맡긴 여자가 고현정 뿐이냐. 다 그런 짠한 게 있는 거죠. 좋은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게 재미없어. 도시락 싸와서 풀밭에 깔아놓고 피크닉 온 것처럼. 그게 더 예쁜 엄마 같았다.

▶ 배우들의 노출신에 대해서.

아주 프로페셔널한 약속이다. 노출신이 어떻고 노출수준은 어떻게 정확히 구두로 약속하고 찍는다. 갑자기 없던 것 찍고 그런 거 절대 없다. 딱 있는 만큼이고 얘기한다.

▶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재벌이야기는 안 할 거고 필리핀 여자 가수가 한국에 와서 인신매매를 당하고 윤락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그를 구하는 한국 남자가 등장한다. 어리바리한 착한 미군병사가 나와서 사랑하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미군병사랑 한국 주인공, 필리핀 여자의 액션 스릴러 쯤으로 머리에 그림 그리고 있다. ‘하녀’ ‘돈의 맛’에 물러서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다.

▶ 홍상수 감독 ‘다른 나라에서’는 봤나?

두 번째 에피소드 시작하는 것 까지 봤는데 효진 씨랑 피디랑 갔는데 ‘더 보고가자 재밌다’ 그런 말을 하더라. 내 영화는 하면서 돈이 툭툭 떨어지는데 홍 감독 영화는 그냥 단순하게 멍청하게 찍는데 어쩜 그렇게 관객을 빨아들이는지 실력 있는 감독인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충분히 오를 만한 영화라고 본다. 홍 감독 영화는 거의 다 봤다. (홍 감독과는)만나면 인사하는 사이 정도. 우리는 배우를 같이 쓰는데 난 돈 주고 홍 감독은 공짜로 쓴다.

▶ 후배감독 중 눈여겨보는 감독이 있다면?

영화 ‘궁녀’를 연출한 김미정 감독이 좀 실력이 있는 것 같다. ‘은밀한 여교수의 매력’의 이하 감독도 내공 있다. ‘아이들’을 찍은 이규만 감독은 아주 장르를 잘 만지는 실력 있는 감독이다. 그런 젊은 감독들에 아쉬움이 있다. 사공이 많아서 휘둘리는 게 보인다. 좋은 프로듀서가 잘 다스려주면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최동훈 감독은 나보다 크고 센 감독이니 할 말은 없고.

(칸)프랑스=이슈팀 최준용기자 enstjs@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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