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나가수2' ‘불후2’ 대기실 모습 차이가 낳은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나가수'와 ‘불후의 명곡2'의 차이중 하나는 대기실 사용이다. ‘나가수' 출연자들은 모두 1인1실의 대기실을 사용하는 반면, ‘불후2'는 출연자들이 모두 한 곳에서 모여 빵을 먹으며 대기하는 시간동안 담소를 나눈다.

‘나가수'는 출연자가 밴을 타고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보여준다. 대기실을 향하는 복도에는 MC가 붙어 인터뷰를 하고 가수는 자신의 대기실에 들어간다. 그 곳에서 마치 검투사들이 자신이 곧 벌일 대결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모습을 담는다.

출연자는 다른 경쟁자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잘한다” “대단하다”를 남발한다. 대기실에 있는 긴장한 이들을 카메라에 잡을때 옆이나 뒤에는 그의 매니저, 코디네이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이 나오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신(神)이다. ‘나가수' 제작진인 김영희 PD는 “나가수 시즌1이 신들의 전쟁이었다면 시즌2는 신들의 축제(페스티벌)”라고 말한다.

가수들을 대접하고 배려하는 건 바람직하다. 하지만 ‘나가수' 출연가수들을 신이라고 하는 건 이제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다. 시즌1에서 노래 잘하는 가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을 관객과 시청자들은 이미 맛봤다. 시즌2의 감동이 약해진 건 그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즌2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들이 박정현 김범수 이소라 윤도현 임재범보다 결코 낫다고 할 수 없다. 


반면 ‘불후의 명곡2'는 출연자들이 모두 한 대기실에서 모여 사이좋게 대화를 나눈다. 가운데에는 대기실 진행자인 김구라(지금은 전현무 아나운서)와 문희준이 자리를 잡고, 출연가수들은 양쪽 날개처럼 반원을 그리듯이 앉아있다. 테이블 위에는 빵이 수북히 쌓여있다.

대기실에 있는 이들에게 상대방 가수의 노래가 어떠했냐고 물어보면 거의 ‘대단하다', ‘대박', ‘감동받았다'고 말한다. 이는 ‘나가수'나 ‘불후2' 공히 똑같다. 하지만 ‘나가수'는 이 말이 그대로 나가는 것으로 끝나는 반면 ‘불후2' 대기실에서는 진행자가 이를 장난하듯이 눌러준다. 김구라는 특히 이 역할을 잘했다. 그래서 ‘불후2' 가수들은 권위 같은 게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불후2'의 대기실 진행자는 특히 아이돌 가수들을 조금씩 놀려주기도 하면서 재미를 만들어낸다. 출연 가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다보니 홍경민 등 가수들의 캐릭터도 생겼고 허각-강민경 같은 관계도 자연스러 만들어졌다.

나는 김구라가 대기실 진행을 맡았을때 ‘불후2' PD에게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와 대기실 모습이 나갈때중 언제 시청률이 더 높게 나오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대기실 토크가 노래부를 때보다 시청률이 높게 나올 때가 많다는 대답이 나왔다. 의외였다. ‘불후2'는 가수들끼리 서로 ‘대단하다'며 부추겨주는 상황을 진행자들이 막아주며 심각한 교양적 분위기를 유쾌한 예능적 분위기로 전환시킨다. 대기실 진행자가 이런 분위기를 유도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가볍게 볼 수 있다.

메인 MC도 두 프로그램간 차이가 적지 않다. ‘나가수2'의 이은미는 “이번에 출전하는 가수 정말 대단하죠”, “여러분들 감동하셨죠”를 자주 말하는 기계적 진행이 비교적 매끄러운 편이다.

또 박명수는 생방송에 대한 부담때문인지 쉴 새 없이 계속 토크를 날린다. 때로는 MC라기 보다는 ‘무한도전'이나 ‘해피투게더3'에서 하던 개그 토크가 이어져 ‘나가수2'의 상황과 분위기와 안맞을 때가 있다.

반면 신동엽은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재밌는 상황을 끄집어 내 쉴새 없이 입담을 펼쳐낸다. 가히 ‘드립신’이라 할만하다. 관객과 시청자들은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서 좋다. 신동엽의 웃음기 넘치는 진행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나가수'와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대기실 모습 차이는 두 프로그램을 제법 다른 느낌으로 와닿게 하는 것 같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