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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필수소품 선글라스…클수록 매력 오버사이즈·자유로운 멋 보잉·품격있는 복고 웰링턴 스타일까지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 여름철 필수 소품이다. 그런데 사실 선글라스의 시작은 눈의 보호라기보다는 ‘시선의 보호’였다.

선글라스의 원조격으로 알려진 15세기 중국의 연수정 색안경은 주로 재판관들이 죄인을 심문할 때 착용했다고 한다. 죄인들이 재판관의 심리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권력자로서의 위엄과 체통을 지킨 것. 그런 점에 비춰볼 때 시선은 힘의 척도다. 누군가와 다투다가 눈을 먼저 피하면 지는 거다. 그래서 ‘시선이 자유롭다’는 건 일종의 권력이다.

현대에 와서 자외선 차단과 함께 패션 아이템으로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선글라스에 더이상 ‘시선 보호’와 ‘시선 자유’의 기능은 없는 걸까. 아니다. 그 옛날 재판관들의 심리를 감춘 것처럼 선글라스는 여전히 ‘위장’ 기능을 수행 중이다.

늘씬한 여인을 보고 흔들리는 남성의 눈동자를 감추고, 어젯밤 과도한 음주가무로 인한 다크서클을 감춘다(라식과 쌍꺼풀 수술 후 쓰는 건 열외로 하자). 올여름 우리에게 권력을 부여할 선글라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제 ‘시선의 자유’를 만끽할 시간이다. 

캣츠아이와 웰링턴형이 믹스된 막스앤코 사의 선글라스, 웰링턴형 스타일의 스와로브스키 선글라스,지방시의 보잉 선글라스, 오버사이즈 마크제이콥스 선글라스


많이 가릴수록 더 자유롭다…오버사이즈 대세

많이 가릴수록 여러모로 좋다. 눈동자의 흔들림, 과음으로 인한 눈 밑 다크서클을 가리고, 또 피부도 지킬 수 있다.

특히 얼굴을 반쯤 덮을 수 있는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쓰면 내리쬐는 태양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워진다. 눈 주위의 연약한 피부를 보호하고, 자외선이 가장 먼저 와 닿는 광대뼈 위에 기미ㆍ주근깨도 키울 필요가 없다. 물론 기능성뿐만 아니라 패션적인 측면에서도 ‘오버사이즈’ 선글라스가 수년째 ‘대세’다. 윤경원 사필로그룹 대리는 “패션 전반에 흐르는 복고풍의 영향으로 올해도 여전히 큰 사이즈의 선글라스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한다.

선글라스를 쓰면 ‘얼큰이(얼굴이 큰 사람)’들도 잠시나마 서글픔을 벗을 수 있다. 연예인처럼 조막만 한 얼굴이 인기인 시대지만, 여름 멋쟁이 필수품 선글라스는 얼굴이 조금 커야 예쁘다. 특히 테까지 굵은 ‘오버사이즈’ 선글라스의 경우, 얼굴이 너무 작은 사람이 착용하면 기괴해 보일 때도 많다.

큰 선글라스가 부담스러울 때는 디자인과 색이 최대한 얌전한 것을 고르면 된다. 슈트 혹은 비즈니스 캐주얼에 맞춰 쓴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는 성별과 유행을 초월해 착용자를 더욱 세련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권력은 높이 난다…보잉 선글라스의 향연

중력을 거슬러 비상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선글라스에 내려앉았다.

1936년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레이밴’ 사에서 공군 조종사들을 위해 출시한 일명 ‘맥아더 선글라스’. 일명 ‘라이방’으로 알려진 ‘보잉’ 선글라스다. 당시 조종사들은 눈을 보호하면서도 투박하지 않고 멋스러운 디자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게 그 멋진 ‘보잉’ 스타일이다.

‘보잉’ 선글라스는 한동안 국내에선 ‘좀 노는’ 남자의 대표 아이템이었고, 최근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크(Chic)’한 매력을 뽐내는 소품으로 진화했다. 사람으로 치자면 ‘보잉’ 선글라스는 자신만의 고집과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다. 그만큼 독보적인 디자인이란 의미다.

흰 셔츠와 청바지, 말 그대로 ‘무심하게’ 입고 있어도 잘 고른 ‘보잉’ 선글라스 하나 착용하면 ‘명품 눈매’ ‘명품 패션’이 완성된다.



권력은 ‘각’을 잡는다…웰링턴 스타일

‘각’ 잡힌 사각형에 가까운 ‘웰링턴 스타일(Wellington Style)’ 선글라스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웃었다. 어딘지 무뚝뚝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웠기 때문. 하지만 이내 사람들은 무뚝뚝하지만 아주 가끔 ‘촌철살인’의 농담을 던지는 사람 같은 ‘웰링턴 선글라스’의 매력에 빠졌다. 패션 전반에 흐르는 복고풍은 낡은 듯 자연스러운 멋인 ‘빈티지’ 스타일과 고전으로 회귀하려는 ‘클래식’ 스타일을 함께 유행시켰다.

‘보잉’ 선글라스가 하늘을 나는 조종사들로부터 유래해 여행자 같은 자유로운 멋을 발산한다면, ‘웰링턴’은 격식을 갖춘 옷에 맞춘 품격 있는 복고다. 전자는 빈티지, 후자는 클래식이다.

‘보잉’은 남녀노소, ‘웰링턴’은 남성에게 더 잘 어울린다. 그렇다면 ‘각’ 잡는 여자는 어떤 선글라스일까. 정답은 ‘캣츠아이’다. 일명 ‘사감 선생님’테. 때론 ‘너무 세어 보인다’며 기피하는 디자인이기도 하지만, 날렵한 고양이눈 선글라스는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특히 올 시즌에 대거 등장하고 있는 각진 디자인의 선글라스에는 크리스털이 촘촘히 박히거나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문양 등이 함께 어우러져 세련되고 당당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해준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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