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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분짜리 마법의 동영상…구술의 힘, 세상을 바꾼다”
‘TED 2013’ 강연자 선발 위해 방한…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 인터뷰
“인간은 원자로 태어나지만
삶은 이야기와 서술로 구성
구술은 가장 오래된 미디어

더 다양한 플랫폼 통해
더 많은 생각 공유하게 될것
TED도 하나의 과정에 불과”



“퍼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는 퍼지게 돼 있습니다. 그 아이디어들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묵상하게 만들며, 또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게 하고, 행동하게 합니다. 즉 파급 효과를 내는 거죠.”

미국의 ‘18분짜리 강연’ 콘퍼런스로 유명한 ‘테드(TEDㆍ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기획자(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 새플링재단 대표가 지난 22~24일 한국을 찾았다. ‘젊음ㆍ지혜ㆍ미지(The YoungㆍThe WiseㆍThe Undiscovered)’를 주제로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롱비치에서 열리는 ‘TED 2013’ 행사에 나설 강연자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서울뿐 아니라 카타르 도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도 벵갈루루,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영국 런던, 케냐 나이로비, 브라질 상파울루 등 세계 6대륙 14개 도시를 돌며 강연자 오디션을 치르는 중이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메신저’의 첫 행보에 박원순 서울시장, 삼성전자 임원들의 면담 일정도 추가됐다.

방한에 앞서 최근 헤럴드경제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앤더슨 대표는 TED 같은 지식 공유 동영상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강하게 확신했다. 그는 “TED는 세상에 영향을 주고, 세상과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배(倍)로 만들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시키는 그런 ‘생각들’을 찾는다”고 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에서 열린 오디션 역시 무대에 오른 예비 연사들의 혁신성ㆍ아이디어ㆍ예술ㆍ공연ㆍ이야기ㆍ열정 등이 세상을 바꿀 만한 것인지에 심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앤더슨 대표는 지식 기부나 지식 공유 형태의 강연물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자, “국가,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영감을 받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배우고, 연결하고, 나누고 싶어한다. 강연물의 인기는 인간의 호기심과 관련이 많다”며 인류보편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는 “인간이 된다는 건 곧 궁금증을 갖는다는 것이고, 강연이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앤더슨은 “머지않아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더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TED 역시 더 큰 지식 공유 과정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TED 2011’ 강연 무대에 선 크리스 앤더슨의 모습. [사진출처=테드 블로그

TED의 미래도 밝게 내다봤다. “나는 생각의 힘에 대해 근본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TED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미래 사회를 조형하는 데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지않아 더 많은 사람이 더욱 다양한 플랫폼에서 보다 다채로운 방식의 아이디어를 얻어 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TED는 더 큰 지식 공유 과정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란 점이다. ‘(미래가) 그렇게 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영상을 통한 지식 공유의 미래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임을 예상했다.

그는 “TED는 빠르게 퍼지고 있다. ‘TEDx(테드엑스) 프로그램’(TED란 이름의 행사를 자발적으로 열 수 있는 권한)이 만들어진 뒤로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4000개 이상의 TED 행사가 열렸다. 더 많은 나라와 도시로 훨씬 더 많이 퍼져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그는 “TED의 가장 큰 장점은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열정이다. 그 열정은 전염되며 빠르게 퍼진다. TED가 성공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TED는 강연자가 ‘18분 이내’로 말을 제한해야 하는 형식의 특색이 있다. 왜 하필 18분일까. 앤더슨 대표는 “말하기는 가장 오래된 미디어 양식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 또는 집단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원자로 만들어졌지만, 우리 삶은 이야기와 서술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세상을 이해하며, 우리의 경험과 기억을 축적해가는 건 결국 이야기”라며 구술문화의 기원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는 “TED 강연은 최대 18분이지, 그보다 짧은 15분, 12분일 때도 많다. 때론 5분이 될 수도 있다. 물론 5분이라도 아주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TED.com’ 사이트에서 마크 베조스(Mark Bezos), 데릭 시버스(Derek Sivers) 영상을 찾아보라”며 감상을 권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TED는=‘Technology(기술)ㆍEntertainment(오락)ㆍDesign(디자인)’을 줄인 말로, 1984년 시작됐다.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해마다 기술ㆍ오락ㆍ디자인을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린다. 인터넷 사이트(TED.com)를 통해 무료 자원자가 각국 언어로 번역한 강연 동영상은 새로운 지식 전달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TEDx’라는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대전 등 각 지역과 숭실대 숙명여대 연세대 등에서도 무료 TED 행사가 열렸다.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TED의 기획자(큐레이터)로, 195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의료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파키스탄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그는 1978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ㆍ정치학ㆍ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85년 ‘비즈니스2.0’을 비롯해 잡지 130여종을 출간한 퓨처퍼블리싱을 세우고, 96년엔 비영리재단인 새플링재단을 창립했다. 2001년 이 재단을 통해 TED콘퍼런스를 인수한 뒤 해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롱비치, 팜스프링스와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TED를 열고 있다. 내년 행사의 강연자는 처음으로 6대륙 14개 도시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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