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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담배하나 주게"- 노무현의 마지막 육성
[헤럴드경제 = 홍석희 기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절벽으로 몸을 던지기 사흘전, 미리 심경을 정리한듯 참모들과 회의를 끝내면서 ”담배 하나 주게, 담배 한개 주게“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 3주기를 앞두고 21일 노무현재단이 공개한 ’마지막 육성’에 따르면 2009년 5월19일 "먹고 살 수가 있나"라고 측근들을 걱정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가 압박해 들어오고, 심경을 정리하면서 측근들의 생계를 걱정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젤 절박한 것이 밥그릇이 없어지는 것이거든. 그런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데, 사람이 자존심 때문에 말 하길 어려워하고. 그런 사정들을 좀 고려해서 혼자 버틸 수 있다면 좀 버티고. 문제는 전망을 가지고 가야. 사람마다 전망을 가지고 자기 전망을 가지고 그러면서 여기 공동체로 내가 참여할 것이냐 이것이 나와야 되는데 그 일이 일 자체가 전망이 밝지 않으면 조직의 전망도 없고, 조직의 전망이 없으면 개인의 전망도 없는 것이거든, 개인 전망 조직의 전망 이런 것을 놓고 일의 전망 이것을 놓고"라고 말을 맺었다.

이에 앞서 검찰조사가 한창 진행되던 2009년 4월 22일 회의에서는 "내가 알고 모르고 이런 수준이라는 것은, 다 내 불찰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돼 있는 산맥이 아무것도 없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돼 있는 산이야. 여기서 새로운 삶의 목표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곳은 여기서 떠나오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와 버렸어"라고 절망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하는 정치마당에서 이제 해방되는구나 하고 좋았는데 새로운 일을 해본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옛날 여기 살 때 내 최대 관심사가 먹고 사는 것이었어. 먹고 사는 것이었어. 근데 그 뒤에 많은 성취의 목표들이 바뀌어 왔지만 주욱 바뀌어 왔지만 마지막에 돌아와서도 또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지금 딱 부닥쳐 보니까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한 사람, 그 수준으로 돌아와버렸어. 어릴 때 끊임 없이 희망이 있엇는데 지금은 희망이 없어져 버렸어"라고 혼란스런 심경을 토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전략적으로라도 지금 이 홈페이지에서 그냥 매달리는 것이, 이미 전세가 기울어버린 전장에서 마지막 옥쇄하겠다는 것과 같아서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 대세가 기울어진 싸움터에서는 빨리 빠져나가야 돼. 협곡의 조그만 성채로 돌아가는 것이지 다른 것은 도망가야 돼"라면서 참모들에게 자신을 떠날 것으로 암시하기도 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15분 분량의 대통령 발언을 포함, 양정절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 공동사회로 1시간짜리 팟캐스트방송을 한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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