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서울 남대문 한은에서 열린 시중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국내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그 문제가 다른 데서 잘 돼서 흡수하는 방법이 있다”며 “1990년대 말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선진국 등) 잘 되는 곳에서 끌어와서 처리했지만 현재는 잘 되는 곳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위기가)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가니까 다 발목이 잡혔다”고 우려했다. 김 총재는 그러면서 “과거 대공황은 디프레션(Great Depression)이라고 했고, 지금은 리세션, 대불황이라고 하며, 나머지는 경제위기라고 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인 폴 볼커의 발언을 인용,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총재는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아시아가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처럼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GDP 성장의 70%를 이머징 그룹이 기여하고, GDP에서 이머징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도 50%에 달한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유럽 문제에 딱 걸려서 리더십을 못 갖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김 총재는 그러나 “경제는 움직여야 해결되지 제자리에서 앉아서는 고치기 어렵다. 앞으로 세계경제 성장은 이쪽(아시아)이 이끌고 가야할 것”이라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아시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차드 힐 SC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영 수협신용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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